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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출마 공식화…‘경제민주화 - IT정책 공약’에 쏟아지는 관심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려놓으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다. (중략) 미래는 이미 우리앞에 와 있다.”

 

물론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침내 제 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18대 대선 경쟁은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통합민주당), 안철수 3각 구도로 짜여지게 됐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원장은 문재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원장이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방점을 찍은 것은 ‘국민 통합과 미래’였다. 자신이 왜 대선에 나와야 하는 지에 대한 과정과 이유를 출마선언문을 통해 소상히 밝혔다. 이와함께 안원장은 기자회견중“이 시간 이후부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안랩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날 안원장의 출마선언은 IT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안원장이 밝힌 경제민주화에 대한 구체적인 각론, 그리고 그가 IT기업의 CEO 출신이란 점에서 세 후보중 IT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된 때문이다.  


IT업계에선 이날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안원장의 출마선언과 기자회견 내용을 지켜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안원장 대선출마가 줄곧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서도 안원장의 출마선언은 이날 핫 이슈였다.


◆IT업계, 대통령 누가되든 IT등 ‘미래’ 담론에 기대 = 무엇보다 안원장이 IT인 출신의 대권후보라는 점에서 IT업계는 IT관련 정책공약이 역대 대선보다 질적으로 풍부하게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원장의 대선후보 출마 자체가 후보자들이 IT정책의 청사진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IT업계는 대체적으로 DJ, 참여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MB정부에서 IT산업에 대한 홀대론이 컸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차기 정부에서는 정보통신부의 부활 등 IT 정책을 비롯한 미래 가치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구나 안원장은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어떠한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과거의 낡은 정치를 하지않을 것이고 정책대결로 승부하겠다”고 밝혀, 그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 청사진에 기대를 갖게하고 있다. 


물론 당장 대선 후보단계에서는 안원장은 구체적인 각론보다는 이번 18대 대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IT를 포함한 세부적인 정책 공약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원장의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공정경쟁, IT정책에도 반영 예상= 이번 출마선언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안원장은 이미 ‘경제민주화’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드러낸 바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안원장의 생각은 지난 몇년간 그가 공개석상에서 밝힌 소견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안원장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건전한 IT 생태계 그리고, 공정한 시장의 질서를 강조해 왔다.


특히 이중 ‘공정 경쟁’은 안철수식 경제및 시장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으로 손꼽히는 데 이는 앞으로 제시될 IT정책 공약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안원장이 삼성, SK, LG 등 대기업을 동물원에 비유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명한 ‘동물원 론’이다. 


당시 안원장은“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계약을 맺게 되는데 그 순간 삼성 동물원이나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며 “중소기업은 죽어야만 동물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중소기업를 대하는 대기업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한 안원장은 지난해 2월 서울에서 열린 한 IT행사에 나와“SW산업의 시장 구조가 제대로 돼 있으면 정부가 인력양성을 하지 않아도 개인들이 자비를 들여서라도 SW를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IT인력 육성에 있어서도 역시 안원장은 ‘시장의 공정한 기능’이 우선되야함을 강조했다.  

 

반면 안원장은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하겠다는 소신을 보인 바 있다. 안원장은 “산 중턱에 굉장히 좋은 터가 있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도로와 땅을 닦아 놓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벤처나 중소기업을 ‘시장의 약자’로 규정하고 지원하는 것도 ‘안철수 식 IT정책’에서는 지양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철수 원장과 과거 가깝게 지냈던 IT업계의 한 지인은 “안원장은 진보적 또는 보수적 색채로 단순히 구분할 수는 없는 인물”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성장과 시장의 기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보수주의자이지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엄격하게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시에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안원장의 ‘경제민주화 정책’의 밑그림을 제시할 자문그룹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DJ정부 시절 초기,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이 전 총리가 경제정책 부문에 있어 안 원장을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진보 또는 보수의 프레임으로 묶이지 않는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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