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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IT투자 여력, 왜 점점 줄어드나… IBM이 던진 또 다른 화두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싱가포르에서 10일까지 진행된 'IBM 인터커넥트(InterConnect 2012)행사가 종료됐다. 


이번 행사에선 IBM의 신제품 발표 등 새로운 뉴스가 많이 나왔다기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터 컴퓨팅,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등 다양한 IT 핵심 이슈와 비전을 '성장국가(Growth Market)'의 고객들에게 적절한 시점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만하다.


특히 IBM은 지난 9일, 짐 브라만테(Jim Bramante), 스티브 밀(Steve Milis), 로버트 그블랑(Robert Leblanc) 등 본사의 최고위급 경영진이 진행한 기조연설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2500여명의 관객들에게 충분히 그 의미를 되새길만한 메시지를 던졌다. '저비용이면서 운영이 심플하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IT인프라 체계 구현의 필요성'이다.

 

IBM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들의 전체 IT투자 예산중 신규 IT 장비 구매에 소요되는 예산 비중이 60%선이었고 시스템 유지보수및 운영에 소요되는 비중은 30~40%선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이같은 비율은  6대4 정도로 역전됐다는 게 IBM의 분석이다. 기업들의 신규 IT투자 여력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그 대신 시스템 운영비용의 비중이 60%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들이 IT예산을 무한정 늘릴수는 없다. 더구나 IT예산을 늘리는 문제, 더구나 IT를 통한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 의사결정은 이제 CIO의 역할을 떠난지 오래고 CFO, CEO의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CEO들에게는 IT부문이 비용만 잡아먹는 '코스트 센터'일 뿐이다. 


실제로 그동안 비교적 활발한 IT투자를 보여왔던 국내 금융권을 예로 들면, IT투자 비용이 전년대비 동결되거나 10~20%정도 축소됐다.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등 대형 IT사업이 완료된 이유도 있지만 시스템 운영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빅데이터 대응 보다 빅데이터 이후가 문제"= IBM은 기업들의 'IT장비 구매' 여력이 줄어드는 이유로 10년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광범위해진 IT환경을 꼽았다. 또한 이 기간동안 기업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IT의존도도 훨씬 더 확대됐다.


더구나 e비즈니스, 모바일에 이어 소셜(Social) 비즈니스까지 비즈니스의 플랫폼은 확장되고 있다. 어떤식으로든 기업들은 IT장비가 더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직접 구매하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든 그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업들은 '빅데이터'시대를 두려움속에서 맞이하고 있다. 불과 얼마남지않은 오는 2020년까지 세상은 페타바이트를 넘어 엑사바이트, 제타바이트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기업들은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업이 빅데이터 시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더라도 예측할 수 없는 IT운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IBM은 이를 'IT투자의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IT인프라가 늘어날수록 IT운영비용이 늘어나고 그 때문에 결과적으로 IT투자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방만한 IT인프라의 확산'을 미리 효율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IT투자예산은 '시스템의 운영비용'을 대기에도 급급한 상황에 직면할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IBM이 제시한 해법은 간단하다. 대용량의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의 IT시스템 체계를 갖추고 대비하라는 것이다.


물론 IBM이 '강력한 시스템'으로 추천한 것은 구체적으로 자사의 '전문가 통합시스템'인 '퓨어시스템(PureSystem)'이다. 마침 이번 행사에서 IBM은 대용량 데이터분석시스템인 '퓨어데이터'(PureData)'를 발표함으로써 퓨어시스템 패밀리의 성능을 크게 강화했다. 


IBM 입장에서는  자사의 IT플랫폼이 빅데이터 시대를 넘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고객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배경으로서 이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IBM의 사견을 배제하더라도 이같은 지적은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 있어보인다.

 

◆IT인프라의 팽창시대를 대비하고 있나 =  어떻게 보면 IT는 가장 첨단화되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 같으나 다른 한편으론 가장 전력을 많이 잡아먹고,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더구나 IT인프라의 방만한 운영은 IT투자의 비효율적인 운영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대응 능력을 현저하게 잃게 만들수도 있다.

 

IBM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본사차원에서의 AT&T와의 포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협력, 그리고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인 브라질에서의 신규 지점 오픈 소식을 알렸다. 이 소식에선 공통적으로‘저렴하고 강력한 성능의 IT서비스를 IBM이 제공하게 됐다’는 행간의 의미가 강조됐다.     

 

IBM의 지적을 별개로 하더라도, IT인프라 팽창시대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는 기업들만이 앞으로도 IT의 주도권을 잃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BM은 기조연설에서 '후진적인 기업은 전체 IT비용중 신규 구매 비중이 35%에 불과하고 운영비용이 65%를 차지한다. 반대로 혁신적인 기업은 신규투자 비중이 53%이며, 시스템 운영비중은 47%' 라고 소개했다.


물론 IT장비 구매가 많다고 혁신적인 기업이고, 운영비용이 비중이 높다고 해서 후진적인 기업이라는 IBM의 논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팽창되고 있는 IT인프라에 대해 효율적 운영전략을 갖지 못한 기업은 ‘스마트 비즈니스 경쟁시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은 기업의 IT담당자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지적이다.

 

<싱가포르=박기록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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