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축소, 증산 자제”…SK하이닉스, 내년 보수적 경영 방침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로 올해 계획했던 투자액을 소폭 축소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신규 투자는 자제하고 미세공정 전환 등 원가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 총괄 부사장은 24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전체 투자액은 당초 계획했던 4조2000억원 보다는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3분기 말 누적 투자액은 3조5600억원으로 올해 계획했던 것이 상당 부분 집행됐다”며 “그러나 남은 투자액 일부는 (시황 악화 탓에) 내년으로 이월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증산을 되도록 자제하고 내년 투자도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사장은 “내년에는 많은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율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라며 “당사도 수익과 효율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29나노 D램 기술은 과거 38나노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안정적 수율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라며 “그러나 PC 수요가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산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보수적인 계획을 밝힌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 불안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상당히 나쁘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로 낸드플래시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D램은 PC 수요 감소에 따라 가격 하락, 재고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윈도8 PC 출시를 계기로 D램 수요가 소폭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이 이미 시작됐다며 4분기 이후 D램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투자와 증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계획을 밝혔지만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 비중을 강력하게 확대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매출 2조4230억원, 영업적자 150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3분기 600~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해 시장의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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