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메모리 업체가 3~4개로 줄어든 상황에서 과거처럼 무모하게 치킨게임 전략을 펼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 사장은 25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5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300mm 웨이퍼 공장을 20나노급으로 건설하려면 60억달러가 들어간다”며 “연간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60~70억달러인데 섣불리 나서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세공정전환에서 오는 비트그로스 상승률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범용 제품보단 스페셜티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찍어내도 팔지 못 한다”라며 “그런 점에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량은 합리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시황을 무시하고 옛날처럼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하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 사장은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은 힘들지만 메모리 시황은 내년도 중반 정도에는 회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지금보다 나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로 올해 계획했던 투자액을 소폭 축소하고 내년 투자도 보수적으로 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메모리 증산도 되도록 자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