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 스마트폰 무선충전 표준 주도한다… 86% 고효율 ‘공진’ 기술 개발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고효율 공진 방식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공진 방식은 1~2m 근거리에서도 선 없이 충전을 할 수 있어 자기유도 방식 대비 진보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충전 효율이 낮아 그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고효율 기술 개발로 전 세계 스마트폰 무선충전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18일 삼성전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무선충전을 위한 공진 방식 정류 회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회로는 0.35μm BCD(Bipolar·CMOS·DMOS) 공정으로 제작되며 6.78MHz 주파수 대역에서 6와트(W)의 출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와 KAIST는 자체 실험 결과 86%의 전력 전송 효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진 방식은 패드 위에 기기를 올려놔야 충전이 이뤄지는 자기유도 방식과는 달리 1~2m 떨어져도 충전이 가능해 한 단계 더 발전된 무선충전 기술로 불린다. 전원 스테이션 단말기 1대만 있으면 한꺼번에 여러 대의 기기를 충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40~50%대에 머무른 낮은 충전 효율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이번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조규형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이번 기술은 당장 상용화를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전력 전송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KAIST는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 참가, 이 같은 개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퀄컴, SK텔레콤 등과 함께 무선충전연합(A4WP, Alliance for Wireless Power)을 설립, 무선충전 표준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무선충전협회(WPC)는 자기유도방식(Qi 규격)을 표준으로 밀고 있는데, 고효율 공진 방식 무선충전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향후 표준 싸움에서 밀릴 공산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측의 기술이 표준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같은 고효율을 달성한 공진 방식 무선충전 기술이 전무한 상태였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세계 표준 제정을 위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기 스마트폰에 어떤 방식의 무선충전 방식이 적용될 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공진 및 자기유도 방식을 모두 섭렵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자기유도 방식=자기장으로 전력을 주고받는 기술. 가정에서 흔히 쓰는 전동칫솔에 이 기술이 적용돼 있다. 유선 충전대비 90%의 높은 효율을 보이지만 기기를 충전기와 수 cm 이내로 가깝게 놓아야 충전이 되는 것이 단점이다. 노키아, 소니, 삼성전자, LG전자, 버라이즌, TI 등 7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세계무선충전협회(WPC)가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공진 방식=같은 주파수의 공진 코일로 전력을 전달하는 기술. 자기유도방식과는 달리 1~2m 근거리에서도 충전이 가능해 향후 IT 기기뿐 아니라 가전, 가구, 자동차에도 적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국제 표준이 제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퀄컴, SK텔레콤 등 7개 업체가 참여하는 무선충전연합(A4WP)가 공진 방식을 표준으로 밀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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