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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SSD 시장서 1위에 오른 비결은…‘빅데이터 분석’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선도업체다. 그러나 2009년끼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그다지 존재감 없는 후발주자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인텔이 전 세계 SSD 시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존재감을 보이더니 지난 해에는 전년 대비 두 배의 매출을 이루는 등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SD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이같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서정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이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서 그룹장은 17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빅데이터 포럼이 개최한 1 빅데이터 활용·분석 경진대회 시상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그룹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지난 2010년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당시 일반적으로 하던 설문조사 방식의 시장조사 대신 전 세계 컴퓨터 및 전자기기 관련 웹페이지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읽었다.


2010년 6월까지만 해도 SSD 시장은 초기단계에 불과했다. 인텔 등 선도업체들은 PC 분야의 얼리어댑터와 파워유저 등을 중심으로 SSD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SSD가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보다 훨씬 더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마케팅 포인트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0년 상반기 50만건 이상의 컴퓨터 관련 웹페이지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SSD에 대해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이는 층이 얼리어댑터나 파워유저가 아니라 애플의 맥 컴퓨터를 사용하는 층이라는 점이다. 


맥 컴퓨터는 일반 윈도 탑재 PC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성능이 떨어져도 쉽게 교체하기 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케팅 이론의 첫 번째인 '고객을 찾아내는 것'을 빅데이터를 통해 이룬 것이다.


이 사실을 인지한 삼성전자는 2010년 6월부터 전 세계 맥 컴퓨터 사용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이탈리아에서 삼성전자의 SSD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이다. 현재는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에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인텔과 1,2위를 다투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이후 시장반응조사도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했다. 그 전에는 전문업체를 통해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갤럭시 스마트폰 등 핵심제품에만 이 조사를 진행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빨라졌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대로 조사를 진행할 경우 조사 결과가 나올 때는 이미 시장에서 제품의 수명이 끝나가는 경우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신한 결과 3~4주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자사 제품의 치명적 단점을 발견하고 다음 제품에 반영할 수 있었다.


서 그룹장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제품을 살 만한 고객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인텔보다 훨씬 시장에 늦게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리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아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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