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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무제한, 유명무실? 아니면 트래픽 폭탄?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3사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가운데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TE 무제한 요금제는 31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3G 무제한 요금제처럼 데이터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비싼 요금제를 감안할 때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3G 무제한 요금제와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G 무제한 요금제는 5만4000원부터 이용이 가능했다. LTE에 비해 요금 할인폭도 크기 때문에 나름 저렴한(?) 수준에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반면, LTE 무제한 요금제는 부가세를 포함할 경우 가장 저렴한 것이 10만원을 넘어선다. SKT는 1개의 요금제만 출시했다. 부가세 포함하면 11만9900원에 달한다. 3G에 비해 2배나 비싸다.

게다가 LTE 무제한은 사실 무늬만 무제한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다 소진했을 경우 하루 3GB로 데이터 용량을 제한하고 있다. 물론, 속도제한을 통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3G에도 미치지 못하는 속도다.

이처럼 3G 무제한과의 요금제 차이, 제한된 데이터 제공 등 때문에 LTE 무제한 요금제는 3G때처럼 폭발적인 호응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3G 때에도 상위 1%가 전체 트래픽의 25%, 상위 10%가 70%의 트래픽을 유발해 이통사들을 괴롭혔다.

LTE에서도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층이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LTE 무제한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7만4000원 이상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비중은 약 4.3%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LTE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9만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가입자의 3%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스마트폰 가입자는 4000만명. 3%면 120만명 가량이다. 일 단위로 트래픽 제공량를 제한하지만 트래픽 증가를 상당부분 끌어올릴 만한 규모다.

또 하나 변수가 남아있다. 현재 심사 중인 제4이동통신사가 등장할 경우 이통사간 무제한 요금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제4이통 예비 사업자들은 주파수 할당량과 예상 가입자 수를 감안해 데이터 트래픽 제공과 관련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 이통사가 제공한 9만원 이상 요금제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된다면 이통3사의 무제한 요금제 수준도 낮아질 수 있다.

아직까지는 이통3사의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체 트래픽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향후 경쟁환경의 변화에 따라 무제한 요금제의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판도라 상자는 다시 열렸다. 이통3사가 3G때와 같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은 낮지만 경쟁상황에 따라 변화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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