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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입자 유치경쟁에 데이터 폭탄 자충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에서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됐다. 진원지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25일  ‘LTE 데이터 무한자유 95/110/130’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단 3개월간 한시적인 프로모션으로 시작되지만 일단 물꼬가 터졌고 경쟁사들의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과거 3G에서의 무제한 요금제의 정착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LG유플러스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는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이탈 방지의 성격이 짙다. 여기에 KT의 LTE 가입자 유치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마땅한 대응책이 없던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번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3G 무제한 요금제에 비해 요금제 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나름의 수요가 예상된다.

3G 무제한 요금제 역시 이통사간 과열 경쟁으로 등장했지만 그 폐해는 만만치 않았다. 3G에서 데이터 소비량 상위 1%가 절반 가량을 상위 10%가 전체 데이터의 9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LTE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나마 3G의 경우 데이터 속도가 느려 동영상 데이터 소비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LTE는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대체할 만한 수준이다.

비록 LG유플러스가 기본 제공 데이터량을 초과할 경우 LTE 속도를 하루 3GB로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번 무제한 요금제 출시는 급증하는 LTE 트래픽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데이터 품질 저하를 방지하려면 네트워크 투자비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전체 가계통신비 수준도 올라갈 수 밖에 없어 외부의 요금인하에 대한 압박도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초창기 3G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45요금제(현 44요금제)에 가입했지만 1만원 더 비싼 무제한 요금제(54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전체 3G 가입자의 70% 가량이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새 정부가 예고했고 이통3사의 수익성 개선에 기본이 될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도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이통사들이 데이터의 정당한 값을 요구하면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스스로 데이터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SK텔레콤과 KT가 비슷한 수준에서 LG유플러스 새 요금제에 대응할 경우 LG유플러스는 가입자 방어 및 유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결국 이동통신 시장 전체에 LTE 무제한 요금제를 정착시키는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 그간 이통3사의 경쟁전략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번 LG유플러스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영향은 앞으로 3개월간의 소비자 호응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3G 무제한 요금제에 비해 4만원이 비싼데다 음성통화량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은 가입을 주저할 수 밖에 없다. 기본 제공량 소진 시 하루 3GB 제공량에 대한 평가도 향후 엇갈릴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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