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더 치열해진 MCU 시장…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아라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이 뜨겁다. 작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비롯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르네사스, 인피니언, 프리스케일 등이 저마다 개성 넘치는 제품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애를 쓰는 모양새다.

MCU는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비롯해 자동차, 임베디드(내장형 제어), 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활용 분야가 무척 다양하다. 버튼을 눌러 본체를 조작하는 전자제품이라면 MCU가 1개 이상씩 내장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CU 시장을 두고 각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전 세계적으로 MCU 시장규모는 연간 150억달러, 국내는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8비트에서 16비트, 32비트로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이는 것 외에도 시스템온칩(SoC) 기술을 활용해 칩 크기를 줄이거나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내장, 전력소비량 최소화 등 다양한 MCU가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각 업체별 MCU 특징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먼저 TI는 저전력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제품은 ‘울버린’과 ‘MSP430’이다. 울버린은 무선 센서, 스마트그리드, 산업용, 빌딩 자동화, 보안 등에서 성능과 배터리 수명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P430의 경우 인공지능형 주변기기, 아날로그 통합, 커넥티비티 옵션을 제공한다.

프리스케일은 오토모티브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주목할만한 제품은 ‘쿼리바 MPC5777M’과 ‘키네티스 KL02’이다. 쿼리바 MPC5777M은 쿼드코어 기반에 계속해서 까다로워지는 자동차 연비와 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젤과 휘발유 직접 분사 시스템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전기 자동차도 지원한다.

키네티스 KL02는 크기가 가로세로 1.9×2mm에 불과한 초소형 MCU다. ARM 코어텍스 기반 MCU 가운데 가장 작았던 제품보다 25% 더 크기를 줄였다. 웨이퍼 레벨 CSP(칩 스케일 패키지)를 적용해 내구성이 높아진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인피니언도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손꼽히는 톱 플레이어다. 주력 제품은 ‘트라이코어’로 현재 5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에 적용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의 절반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가격은 8비트지만 성능은 32비트를 제공하는 ‘XMC1000’을 선보이며 MCU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제품은 300mm 웨이퍼에서 65나노 미세공정을 적용했고 200KB 용량의 플래시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다.

ST마이크로에서는 3축 가속도계를 MCU에 내장한 ‘LIS331EB 아이네모-A(iNEMO-A)’가 주목할 만하다. ST마이크로는 전통적으로 MEMS 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으며 MCU에 3축 가속도계를 더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부담을 덜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전력소비량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MCU는 전자산업에서 쓰이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필수적인 반도체이며 가격, 성능, 기능이 모두 만족되어야 하는 까다로운 제품”이라며 “8비트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관련 개발자도 32비트로 넘어가는 추세라 최신 MCU 시장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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