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잘나가는 카카오의 고민, ‘게임하기 2.0’ 방향성은 상생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핵으로 떠오른 카카오(www.kakao.com 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의 방향성에 대한 속 깊은 고민을 드러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지난 12일 김지호 카카오 게임플랫폼팀 팀장<사진>이 서울시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진행된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코리아 2013’을 통해 회사 내부에서 논의 중인 고민들을 꺼내보였는데요.

이날 공개한 내부 고민들이 향후 구체화되고 시행되면 ‘카카오 게임하기’ 2.0, 3.0버전이 나올 수 있겠지요. 그만큼 눈에 띄는 부분이 많았는데요. 소셜 그래프를 활성화하는 것 외에도 중소 개발사 지원책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김 팀장이 거듭 강조한 부분이 ‘상생’(相生)입니다. 개발사와 상생했을 때 플랫폼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카카오의 핵심가치를 분명히 했는데요.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개발사 줄세우기’ 등의 논란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카카오 게임 입점에 대한 오해

카카오 게임에 입점하려면 개발사가 제휴 사이트(with.kakao.com)에 먼저 제안을 해야 합니다. 이후 ▲온라인제안 검토미팅 ▲내부협의 ▲입점확정/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적용 ▲기술/기획지원 ▲SDK 적용 최종확인 ▲게임 오픈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김 팀장은 입점 과정에서 만에 하나 있을 오해를 풀기 위해 제안이 들어온 모든 업체와 담당자가 미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입점이 확정되는 기간은 최초 제안 시부터 보통 2~3주, 늦어도 4주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입점 적체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 생각됩니다.

게임 입점이 확정된 이후엔 카카오가 SDK 적용을 최종 확인할 뿐 언제 게임이 오픈될지는 개발사가 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수만 받으면 한번에 10종의 게임도 오픈될 수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입니다.

다만 김 팀장은 고객대응(CS)을 위해 개발사들도 최소한의 연락처는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요. 문의사항이 발생해도 연락처를 몰라 이용자들이 카카오에 직접 메일을 보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카카오가 원하는 것은 콜센터 규모의 CS가 아닌 이용자들의 문의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카카오가 개발사 입점 시 최소한의 CS채널만 요구할 뿐 CS 운영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소셜그래프 고민 중

김 팀장은 카카오게임에 더 많은 트래픽을 만들 수 방안으로 채팅플러스를 활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게임이 채팅플러스에 노출되는 것인데요. 채팅플러스를 통해 게임 입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아직은 내부 고민 중인 사항입니다.

또 하루 1000만명 이상 즐기는 카카오게임 트래픽을 활성화시킬 수 있게 크로스프로모션(교차홍보) 툴도 준비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교차홍보 툴이 나온다면 신규 게임에 트래픽을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 팀장은 이밖에도 그룹채팅을 하는 친구끼리 게임 랭킹을 보여주거나 채팅하는 사람들이 보다 게임에 참여하기 쉽도록 하는 기능 등도 내부에서 고민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개인화 페이지에 대한 얘기도 꺼냈는데요.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갔을 때 개인별로 다른 형태의 페이지를 보여준다는 것인데요. 내 친구가 하는 게임을 모아서 보여주는 등 나와 내 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죠.

◆중소 개발사와 상생하겠다

최근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이 카카오게임 플랫폼에서도 감지됩니다. 중소 개발사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는 상황인데요.

이에 김 팀장은 “상생으로 갔을 때 플랫폼의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중소 개발사 지원이 아주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양한 중소 개발사가 살아남는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팀장은 개발사 지원책 가운데 하나로 중소 개발사가 힘들어하는 서버 비용을 카카오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김 팀장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친구 간 순위를 보여주는 리더보드 개발과 하트 전송 등의 시스템 마련에 서버 비용의 70~80% 정도가 들어간다”며 “그러한 부담을 카카오가 직접 가져가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라고 지원책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개발사가 그런 부담에서 자유롭게 돼 게임에 소셜을 녹여내는 것에 시간투자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오래지 않아 리더보드와 하트전송 API(응용프로그램처리함수집합)이 오픈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카카오펀드’가 나온다?…고민의 일부분, 구체화된 사실 없어

이날 김 팀장이 꺼낸 발언 가운데 청중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끈 부분이 있다면 펀드(Fund)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관련 발언은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카카오게임의 등장으로 카카오에 입점하지 못하면 게임을 내보지도 못하고 접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지적하면서 나왔습니다.

이에 김 팀장은 “솔직히 인디개발자까지 (할 수 있는) 고민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 잇다”면서 “지금 카카오가 하는 고민의 수준은 10인 전후의 개발사”라고 답했는데요.

또 카카오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지금의 입점 허가제인 플랫폼 정책이 개발사 줄 세우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 팀장은 수차례 뜸을 들이다가 “펀드를 고민한 적 있다. 얼마 이상 수익을 낸 개발사가 지원펀드에 적립하면 카카오도 비례해서 펀드에 적립한다. 그 적립한 돈으로 모든 업체 혹은 일정 기준에서 선정된 업체에게 매출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고민한 적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소 개발사가 조금 편해질 수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떤 개발사를 중소 업체로 볼 것이냐 지원대상 결정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직 구체화된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이대호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