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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4 89만원…스마트폰 출고가 거품 빠지는 이유는?

윤상호 기자

- 새 정부 출범·제조사 공급가 인하, 효과…하반기 지속 ‘불투명’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 출고가 거품이 빠지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되는 신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중 판매를 시작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4’와 팬택 ‘베가’ 신제품도 출고가 80만원대가 유력하다.

16일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에 따르면 오는 19일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4’의 출고가는 80만원대 후반으로 정해졌다. 오는 18일 제품을 공개하는 팬택의 신제품도 80만원대 안팎으로 출고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팬택의 6인치급 고화질(풀HD, 1080*1920) 스마트폰 ‘베가 넘버6 풀HD’는 올해 나온 제품 중 최고 사양임에도 불구 출고가는 80만원대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출시 제품 가운데 출고가를 90만원대 이상으로 잡은 제품은 LG전자 ‘옵티머스G프로’가 유일하다.

작년에 비해 사양이 높아진 제품이지만 출고가는 작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에 대해 업계는 제조사의 이익 축소와 새 정부 출범 효과라고 분석했다.

이동통신 단말기는 제조사가 일단 통신사 또는 통신사 관계사에 넘기는 가격과 실제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가격 그리고 판매하는 가격이 모두 다르다. 각각 공급가 출고가 할부원금 등으로 지칭한다. 여기에 제조사의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이 더해진 가격에 최종 소비자의 구매가 이뤄진다.

출고가 외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출고가는 제조사와 통신사 또는 통신사 관계사 어디에도 전액 매출이나 비용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소비자만 일종의 권장소비자가 같은 가이드라인으로 여기는 셈이다. 이러다보니 소비자 실구매가는 큰 차이가 없지만 출고가와 보조금 장려금을 높여 가입자 이탈을 막는 장치로 악용되기도 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출고가 인하 추세는 제조사 의지가 많이 반영됐다”라며 “청와대가 주목하는 분위기에서 제조사가 매출과 이익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부 시책에 따르고 있다는 표현을 할 필요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출고가 인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통신비 인하를 위해 출고가와 보조금 문제를 청와대가 지적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제조사가 공급가를 내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편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하반기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사양이 높아진 신제품 가격이 이전 제품 가격보다 저렴한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제조사가 감수할 수 있는 매출과 이익 하락 폭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중심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흘러가면서 LG전자와 팬택은 매출과 이익이 계속 줄고 있는 상태다. 출고가를 마냥 내리면 삼성전자는 매출과 이익이 약간 줄어드는 것이지만 LG전자와 팬택은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 통신사와 통신사 관계사가 일정부분 유통 이익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한 회사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은 한계가 있다”라며 “출고가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통신사가 단말 유통으로 거둬들이는 이익 역시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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