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가아이언’ 개발팀이 밝힌 애플도 못한 일체형 금속 디자인 비밀은?

윤상호 기자

- 금속 테두리, 제2의 안테나…스마트폰 사용성·몰입감 높이는 효과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시작은 제로 베젤(화면 테두리)이었습니다.”

팬택 국내상품기획팀 김재용 차장은 18일 스마트폰 ‘베가아이언’ 공개 직후 기자와 만나 개발과정에 대해 이같이 회상했다. 베가아이언은 세계 최초로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를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에 적용한 제품이다.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 스마트폰은 디자인의 애플도 완성하지 못한 기술이다.

김 차장은 “선행개발팀에서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 한 제품을 만들어보니 기존 플라스틱 테두리로는 주변부가 약해져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스테인리스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금속의 특성상 전파 송수신율이 휴대폰으로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2011년 말에 이르러 이 숙제를 풀지 않으면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는 인식이 회사에 공감대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제로 베젤은 커져 가는 화면을 장착하는 스마트폰이 사용성과 화면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없으면 안되는 기술이다.

그러나 통신 기기 제조업계에 금속은 전파 송수신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 휴대폰은 이동통신뿐 아니라 무선랜(WiFi, 와이파이) 블루투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상파멀티미디어방송(DMB)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서로 다른 안테나를 필요로 하는 통신 기술이 적용된 기기다. 지금까지 안테나 기술로는 금속 테두리 그것도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는 무리였다.

이때 나선 이들이 팬택의 안테나 기술 산 역사인 강명구 팬택 국내하드웨어(DH)2팀 수석연구원. 그는 국내 최초로 휴대폰 안테나를 내부로 넣은 인테나 휴대폰을 상용화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와 같은 팀 유경상 선임 김종성 선임 이만중 선임 최상혁 선임 박기현 선임 이동원 전임 등 7명이 머리를 맞댔다.

강명구 수석은 “발상을 바꿨다. 금속이 휴대폰 내부로 전파가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는 재료가 아니라 내부 안테나와 상호관계를 가지며 또 하나의 안테나의 역할을 하는 재료로 역발상을 하니 해결책이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해결책은 보였지만 해답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작년 말까지도 성공을 자신할 수 없었다. 제품 개발을 위해 투하한 200여명의 노력과 2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안테나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2012년 초 금속 테두리에 안테나를 적용한 시제품의 송수신율은 그렇지 않은 제품의 0.1% 수준. 연말까지 10%대로 끌어올렸지만 제품화를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당시 이준우 기술전략본부장(현 대표이사)과 문지욱 중앙연구소장(현 최고운영책임자) 뚝심있게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도 팬택의 미래와 제품 차별화를 위해서는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 및 안테나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생각은 같았다. 상품기획팀도 힘을 실었다.

강 수석은 “노심초사하며 며칠 씩 밤을 새는 날이 이어졌다”라며 “성공했던 경험에 대한 해석과 복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얽힌 실타래가 한 번 풀리니 금방 이었다”라고 전했다. 애플의 아이폰에서 발생한 ‘데스 그립’처럼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송수신율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 안테나는 살렸다. 그 사이 함께 개발을 해 온 팀원 중 2명이 아빠가 됐다.

그의 팀이 개발한 스테인리스 금속 테두리 안테나 덕에 베가아이언은 ‘아이언’이라는 이름과 스테인리스 몸체라는 디자인 차별화가 가능했다. 팬택의 2년여에 걸친 노력은 베가아이언 공개행사에서 빛을 발했다.

강 수석은 “남은 숙제는 금속 안테나 기술을 베가아이언이 아닌 다른 제품에도 보다 적은 노력을 통해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규격화 해 내는 것”이라며 “출시 후 제품을 접한 소비자가 제로 베젤과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 디자인에 만족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김 차장은 “금속 재질은 오래 써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베가 스마트폰이 제공하고 싶다는 점에서도 채용한 소재”라며 “팬택이 추구한 가치가 소비자와 공감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했다.

베가아이언은 국내 200만대 이상 판매고가 목표다. 팬택은 베가아이언이 베가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베가아이언은 이달 말 출시된다. 맞상대는 삼성전자 ‘갤럭시S4’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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