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게임산업이 배워야할 교훈, 만화에 있었다
-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오프닝 무대서 서민 대표와 허영만 화백 대담
- 종이만화→웹툰 과정 혼란스러워…게임업계 모바일 열풍과 닮아
- 허 화백, 소재 확보에 많은 시간 들여…감동 줄 수 있는 콘텐츠 돼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타짜’, ‘식객’ 등으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66)이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 13’(NDC 13)의 오프닝 무대에 나섰다.
이날 서민 넥슨 대표는 허 화백과 함께 ‘What Comes Next’(미래엔 무엇이 오는가)를 주제로 대담을 펼쳐나갔다.
서 대표는 “다른 업계의 시각이 NDC의 신선한 주제가 될 것”이라며 허 화백의 초청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게임과 만화가 같은 콘텐츠 산업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봤다.
허 화백은 만화산업의 미래에 대한 서 대표의 질문에 “종이의 시대는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모니터에 만화를 그리다보니 실체가 없다. 디지털화돼 가는 과정이라 머리가 복잡하다”고 근황을 전했다.
허 화백은 종이에서 웹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종이만화를 그려온 1세대 작가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최근 카카오가 론칭한 모바일 콘텐츠 유료 장터인 ‘카카오페이지’에서 성공 가능성을 찾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성공하고 나도 크게 아프지 않으면 앞으로 10년은 (만화 그리는 것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후배들에게 (성공해서 꾸준히 만화를 그릴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에 서 대표는 “게임도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변하는 과정이 만화산업이 적응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또한 허 화백은 반세기 이상 만화를 꾸준히 그릴 수 있었던 비결로 소재 확보를 꼽았다.
허 화백은 “사회생활도 그렇고 만화 그리는 것을 전쟁이라 생각한다”며 “총알(소재)이 많아야 승산이 있다. 만화 그리기 전에 총알 수집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게임과 만화의 재미요소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감동이 깔려 있어야 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허 화백은 대담 마지막에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 그리고 미래를 당겨서 걱정하지 말라. 현재에 충실하다보면 미래의 한 가운데 와 있을 것”이라고 게임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건네 박수를 받았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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