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당분간 PC용 D램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웨이퍼 투입 증설 계획이 없다고 밝힌데다 모바일용 D램 비중 확대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6일 백지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상무는 이날 오전 개최된 2013년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D램 캐파(웨이퍼 투입량)를 늘릴 계획은 없다”라며 “모바일 및 서버 등 스페셜티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능력 확대(라인 및 공정 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차세대 메모리(P램·Re램·STT-M램)의 본격 양산을 앞두고 당분간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김정수 SK하이닉스 상무는 “올해 신규 증설에 따른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생산량 증가율)는 없다”라며 “공정전환 및 수율 상승으로 인한 생산량 증가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PC용 D램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PC D램 라인을 모바일 D램 생산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PC 세트 출하량이 줄긴 했지만 범용 D램의 공급량은 이보다 더 축소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PC D램 주력 제품인 DDR3 2Gb의 작년 12월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2월 개당 0.81달러에서 지난달 말 1.31달러로 석 달 만에 61.7% 급등했다. D램 업체들은 “당장 가격이 오르더라도 PC D램 생산을 늘리지는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PC D램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지호 삼성전자 상무는 “20나노급(25나노) D램 공정에서 집중적으로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차세대 2y D램 공정의 PC 및 모바일용 제품을 동시 개발하는 방법으로 고부가 특수 D램 대응력을 보다 높힌다. 그간 D램 업체들은 PC용 제품을 먼저 개발·양산한 뒤 6~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모바일이나 그래픽용 D램을 양산했었다. 김정수 SK하이닉스 상무는 “2y나노 D램은 PC용이 먼저 나오고 약 1개월 뒤에 모바일용 제품이 뒤따라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업체들이 모바일 D램에 힘을 쏟는 이유는 PC 출하량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지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D램은 범용 PC D램과는 달리 세트 업체가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나 평균판매가격은 3배 가량 높아 수익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