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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델의 부상

이유지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서버 시장에서 델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제는 x86서버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해온 HP의 입지가 불안해 보일 정도다.

델인터내셔널(델코리아)은 올 1분기에 x86서버를 9100여대 판매,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한국HP와의 격차는 3%정도로 좁히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제는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전세계 서버 시장에서도 델은 1분기에 HP, IBM이 전년 동기대비 13~14% 마이너스 성장하는 와중에 10% 이상 매출을 늘리는 성과를 거둬 대조를 보였다. 앞으로도 이같은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질 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성장에 탄력이 제대로 붙은 것같다.

델은 이같은 성과를 이제 서버 시장뿐 아니라 네트워크 시장에서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혹시 서버 시장에서처럼 내년 1분기에는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 2위인 HP를 바짝 뒤쫓으며 위협할 지 모를 일이다.

네트워크 분야 시장조사 전문기관으로 유명한 델오로그룹의 수치를 보면, 델은 이미 네트워크 스위치 시장에서도 착실하게 상승계단을 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 전세계 L2-L3 이더넷 시장에서 델은 사상 처음으로 주니퍼네트웍스를 제치고 점유율 3위에 들었다.

주니퍼네트웍스가 누구인가. 네트워크 전문업체로, 라우터 시장에서 시작해 스위치 시장에서도 항상 시스코와 같이 거론돼 왔다. 사실 델과의 점유율 격차는 0.4%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전분기에 동일한 점유율로 추격당한 데 이어 델에 3위 자리를 내줬다는 사실은 주니퍼에겐 치욕일 것이다.

물론 델이나 주니퍼가 가진 2~3%대 점유율은 사실 어디 가서 내세울만한 수치는 못된다. 현재 2위인 HP와의 차이는 8% 이상 벌어져 있고, 점유율 67%를 자랑하는 시스코라는 거대하고 견고한 장벽이 버티고 있다. 델이 네트워크 시장에서 치고 나가는 일이 탄탄대로는 아닐 것이란 얘기다.

1~2위의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는 독보적인 강자가 있는 시장인만큼 2~3위 다툼은 더욱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델의 경쟁사인 주니퍼네트웍스, HP, 브로케이드, 알카텔루슨트, 익스트림네트웍스 등과 국내 업체들 모두 나름의 강점과 오랜 시장에서의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델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며 글로벌 점유율 3위라는 수치에 한층 고무돼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

x86 서버로 한국 시장에서 더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델코리아는 네트워크 사업으로 데이터센터,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서 성장 여세를 몰고 가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델코리아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총판체제 구축 등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부 차원에서 갖춘 인프라 외에 델 네트워킹 사업을 위한 인력을 영입하고 전문 채널 파트너도 구축하고 있다.

앞서 ‘델 네트워킹’으로 브랜드를 단일화하고 ‘액티브패브릭’이라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도 선보여, 핵심무기도 완비한 셈이다.

델코리아는 앞으로 서버뿐 아니라 네트워크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이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x86 서버 시장에서 나타낸 놀라운 성과를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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