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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정말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심재석 기자

“카카오톡이 순식간에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을 보면서 모바일 시대에 대한 굉장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라인(Line)이 있습니다. 라인은 매우 큰 글로벌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달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일부 언론사들의 연쇄적인 비판 기사에 해명을 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김 대표는 글로벌에 대한 꿈을 힘주어 말했다.

지난 1일 NHN을 네이버 주식회사와 NHN엔터테인먼트라는 두 개의 회사로 분할하면서, 네이버 측은 다시 ‘글로벌’을 외쳤다. 회사 측은 “1999년 우리나라 검색 산업에 뛰어들어 야후라는 거대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했던 네이버는 2013년 다시 네이버라는 이름을 가지고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막강한 기업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무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집중하는 분야는 ‘모바일’이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검색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는 해외로의 확장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네이버 측은 판단하고 있다. 해외 검색 시장에서 구글을 넘어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모바일은 아직 특정 플랫폼이 장악하지 못한 시장이다. 네이버 측은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가 검색을 독점한다고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저희 머릿속에는 오로지 모바일뿐”이라면서 “모바일 특성상 PC기반 인터넷 시장과는 다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가장 믿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라인은 현재 전 세계에서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국내 인터넷 기반 서비스 중에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전무한 상황에서, 2억명의 사용자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9년 4월 가입자 2억명을 돌파했다. 2004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 5년만의 일이었다.  당시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150억달러(약 17조)로 평가됐다. 네이버-NHN엔터테인먼트 분할 전 NHN의 시가총액은 약14조원이다.

김상헌 대표는 “라인 가입자가 5~10억명이 되면 페이스북도 대체 가능하다”면서 “(성공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최근 폐쇄형 SNS(Social Network Service) ‘밴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된 캠프모바일의 밴드는 현재 1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는데, 사용자 중 약 20%가 일본, 대만, 태국, 북미 등 해외 사용자다. 밴드는 현재 9개국의 언어를 지원한다.

미국의 IT전문 미디어 더덱스트웹은 ‘밴드’가 ‘패쓰(Path)’보다 성장이 빠르다고 보도했다. 패쓰는 미국의 폐쇄형 SNS로, 페이스북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끊을 정도로 견제하는 서비스다.

더덱스트웹은 “밴드의 진화는 이 회사가 모바일메시지 앱(라인)을 넘어 모바일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도전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NHN 시절 이 회사는 해외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2000년 한게임재팬과 네이버재팬을 설립했고, 2004년에는 중국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1천여 억 원에 인수했고, 2005년 7월에는 김범수 당시 글로벌 대표가 직접 총괄해 NHN USA를 설립했다.
 
그러나 2010년 10월 중국 게임사업에서 철수했고, 2011년 12월에는 NHN USA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이지게임스를 아에리아게임즈에 현물 출자 형식으로 매각하는 등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이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CSO는 사내강연에서 “기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로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지금 불가능하다면 징검다리가 돼서 후배들의 발판이 되더라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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