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파수 경매, 물밑 전투 ‘치열’…라운드당 판돈, 높일까 내릴까

윤상호 기자

- 최소입찰증분 낮을수록 KT 유리…2011년 경매 최소증분씩만 라운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실시할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경쟁의 막이 올랐다. 지난 2일 미래부는 주파수 할당 신청을 마감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신청했다. 미래부는 이들에 대한 적격심사 절차 완료 후 이달 중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은 미래부가 결정할 ‘최소입찰증분’에 모아지고 있다.

5일 미래부에 따르면 이달 중 2.6GHz 80MHz와 1.8GHz 50MHz에 대한 주파수 할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주파수 할당은 2.6GHz대역의 40MHz폭 2개(A·B블록), 1.8GHz 대역 35MHz 폭(C블록), 1.8GHz대역 15MHz 폭(D블록) 등을 밴드플랜1과 2로 구분해 오름입찰(50라운드)과 밀봉입찰(1라운드) 두 방식을 섞은 혼합경매로 진행된다. D블록은 밴드플랜2에만 포함돼 있다.

LG유플러스는 1일, SK텔레콤과 KT는 2일 주파수 할당 참여를 신청했다. 이들은 최소입찰가가 가장 높은 C블록 6738억원의 10%를 보증금으로 납부했다. 전체 블록 입찰이 가능한 보증금이다. 다만 SK텔레콤과 KT는 밴드플랜1의 C블록은 응찰할 수 없다.

경매 세부 방법은 할당일 확정과 함께 공개된다. 통신 3사 모두 이번 할당 방법에 만족하지 못했으나 참가를 결정했다. 이동통신은 주파수가 없으면 사업이 불가능한 탓이다. 세부내용이라도 유리하게 결정하기 위한 작업은 진행형이다. 특히 KT의 경우 노동조합까지 나서 미래부를 압박하고 있다.

세부 시책 중 3사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점은 최소입찰증분이다. 최소입찰증분은 라운드별로 올릴 수 있는 금액을 일컫는다. 즉 전 라운드 패자가 경매를 지속하기 위해 한 판당 걸어야 하는 돈을 말한다. 최소입찰증분이 낮으면 낮을수록 라운드를 거듭해도 최종 가격이 낮아진다. 미래부는 경매 방법 확정 발표 당시, 최소입찰증분은 3%로 상정하고 기자들에게 설명회를 가진바 있다.

지난 2011년 실시한 첫 경매는 1.8GHz 20MHz에서 SK텔레콤과 KT가 맞붙었다. 당시 최소입찰증분 1%였다. 전 라운드 패자는 1~10%까지 적을 수 있었다. 양사는 매 라운드 1%씩만 올렸다. 경매는 83라운드까지 진행했다. 시초가의 2배가 조금 넘는 9950억원에 SK텔레콤이 낙찰받았다. 최소입찰증분이 2%였고 똑같은 라운드가 진행됐다면 2조원까지 낙찰가가 상승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경매에서 최소입찰증분이 적을수록 유리한 것은 KT다. KT는 밴드플랜2 D블록을 원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를 오가는 것이 가능하다. 밴드플랜 승자를 가린 뒤 그 밴드플랜에 응찰한 블록별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어서 경매 초반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에, KT는 밴드플랜2에 참여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소입찰증분씩만 각사가 가격을 올린다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KT는 라운드별 상승 폭을 최소화 하는 것이 D블록을 최소의 가격으로 가져갈 수 있는 상수다.

업계 관계자는 “할당 방법이 확정된 이후에도 정부에 대한 반발을 계속하는 것은 결국 시행 세칙을 자사에 유리하도록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도 특정사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난 경매와는 다른 기준점을 잡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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