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제일모직-삼성전자, 독일 OLED 소재 업체 노바엘이디 인수

한주엽 기자
- 삼성그룹, 디스플레이 소재 경쟁력 강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업체인 노바엘이디(Novaled)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제일모직-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완벽한 디스플레이 수직 계열화를 이룸과 동시에 삼성 그룹의 소재 분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9일 노바엘이디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1731억원의 현금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제일모직은 다음 달 30일 노바엘이디의 지분 50.1%를 취득, 최대주주로 올라서게된다. 이번 인수에는 삼성전자도 참여했다. 1382억원을 출자, 4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9.9%는 삼성벤처투자가 이미 사들여 보유 중이다. 삼성 그룹이 노바엘이디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노바엘이디는 2001년 설립된 회사로 독일 북부 드레스덴에 본사를 두고 있다. OLED 관련 보유 특허가 500여건에 이른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도핑(Doping, 불순물 첨가) 기술을 이용한 ‘PIN(P-doped, Intrinsic, N-doped) OLED’다.

OLED는 양극(Anode), 정공주입층(HIL, Hole Injection Layer)-정공수송층(HTL, Hole Transport Layer)-발광층(EML, Emitting Layer)-전자수송층(ETL, Electron Transport Layer)-전자주입층(EIL, Electron Injection Layer)-음극(Cathode) 층으로 이뤄진다. 양극과 음극에서 각각 정공(+)과 전자(-)를 발광층으로 보내면 이 에너지가 결합돼 빛을 내는 원리다. 그러나 수송층 내에서 정공과 전자의 이동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불순물을 첨가해 이동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노바엘이디의 PIN OLED는 정공과 전자층 소재에 p형 및 n형 소자를 첨가해 이동도를 높이고 수명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에 PIN OLED(p형) 불순물 60kg 가량을 공급해 약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자층에 적용되는 n형 PIN OLED 기술도 현재 개발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2011년 HIL, HTL, ETL, EIL 공통층 소재와 녹(R)색 인광 OLED 소재 개발에 성공하고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 ETL 소재를 공급했다. 갤럭시S4에 탑재되는 풀HD OLED 패널에 제일모직의 ETL 소재가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OLED 공통층 소재 개발과 동시에 이들 소재의 효율 및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노바엘이디의 PIN OLED 기술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시장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정공층 소재 공급업체는 덕산하이메탈, 전자층 공급업체는 LG화학과 다우케미칼 등이다. 제일모직은 노바엘이디를 인수함으로써 이들 업체와의 소재 공급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제일모직이
갤럭시S4 풀HD OLED 패널용 ETL 소재를 공급하게 되면서 LG화학이 타격을 받았다.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그룹 전반적인 특허 방어 능력도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PIN OLED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출시될 플렉시블 OLED에는 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삼성과 LG는 현재 OLED와 관련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2011년 기준 노바엘이디의 매출액은 우리돈 약 250억원 수준. 인수 주체인 제일모직에 삼성전자까지 참여해 인수 비용으로 3000억원을 넘게 지불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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