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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유심 폭리 논란…알뜰폰 업계, ‘볼멘소리’

윤상호 기자
- 알뜰폰 업계, “유심 제조사와 자율 협상 보장 필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에서 통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활성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6일 통신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 유심은 대부분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마이크로 유심이다. 유심은 3세대(3G) 이동통신 단말기 이상에 쓰이며 가입자의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갖고 있다.

유심은 SK텔레콤과 KT의 3G 가입자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가 통신사 가입을 위한 필수 구매품이다. 유심을 장착하지 않은 단말기는 긴급통화 외 이동통신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NFC 마이크로유심은 SK텔레콤과 KT가 9900원 LG유플러스가 8800원에 판매 중이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는 통신 3사가 유심으로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으며 특히 알뜰폰 업계에 제2의 수수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와 전산망을 빌려 쓰는 대신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다.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SK텔레콤과 KT의 유심이 너무 비싸다는 것과 유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독차지 한다는 점이다.

KT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KT를 통해서만 유심을 구매하도록 해 KT가 유심을 알뜰폰 대상 수익모델화 하고 있다”라며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도매대가 외 각종 수수료 추가로 사업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유심 제조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협상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KT쪽 보다 상황은 나은 편이지만 가격 통제를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현재 KT 알뜰폰 사업자는 모두 KT를 통해 유심을 공급받고 있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는 유심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하지만 SK텔레콤 전산정보 입력 등을 위해 SK텔레콤을 거쳐 물건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일정 수수료를 지급한다. NFC 마이크로유심의 경우 장당 KT 알뜰폰 사업자는 작년까지 7000원에 유심을 구입하다 올해 6000원으로 값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는 유심 제조사로부터 장당 4200원에 구매한 뒤 SK텔레콤에 1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말 기준 KT 알뜰폰 가입자는 91만6885명 SK텔레콤 알뜰폰 가입자는 68만6753명이다. 전체 유심 원가를 SK텔레콤 알뜰폰 업체가 유심 제조사로부터 구입하는 NFC 마이크로유심 가격 4200원으로 가정하더라도 KT는 25억원 SK텔레콤은 6000만원 가량의 추가 이익을 본 셈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는 유심을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보다 낮은 가격으로 알뜰폰 사업자에게 공급이 가능하다”라며 “꼭 KT를 통해 구입하라고 강제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계약은 유심 제조사와 알뜰폰 업체가 하는 것이어서 SK텔레콤은 관계 없다”라며 “수수료는 자체 전산망을 갖추지 못한 알뜰폰 사업자 현실을 고려해 최소 비용만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LTE 알뜰폰 사업자가 없다. LTE 이전 폰은 유심이 필요 없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사업자는 LG유플러스 대리점처럼 제품 자체를 받아 판매하는 형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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