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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업링크로 본 퀄컴의 성장 비전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퀄컴 자회사인 퀄컴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일본 리크루트, 덴츠의 합작사인 블로그와치와 기술 협약을 맺고 사용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위트유(Wityou)를 개발, 배포하고 있다. 위트유는 퀄컴의 상황인지 개발 플랫폼 김발(Gimbal)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이다.

위트유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식, 쿠폰,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시의적절하게 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매운 음식’과 ‘라면’을 좋아한다고 미리 정해두면 이 앱은 주변의 매운 라면집을 알려주고, 그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블로그와치는 위트유의 시범 서비스 결과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푸시)할 때보다 사용자의 반응 속도(클릭률)가 3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상 가게의 반경 100미터 이내에서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경우 이보다 클릭률이 60% 이상 높아진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마케팅 기업이라면 이런 상호작용 결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올조인(AllJoyn)은 운영체제, 하드웨어 종류에 상관없이 기기를 연결시킬 수 있는 퀄컴의 개발 플랫폼이다. 퀄컴은 올조인을 기반으로 개발된 사운드(음악) 공유 기술 ‘올플레이’를 업링크 2013에서 첫 공개하며 스트리밍 기반 음악 서비스 ‘랩소디’가 이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발자 및 기기 제조업체들이 올플레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올 연말 전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플레이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거실, 주방의 스피커로도 들을 수 있게 된다.

뷰포리아(Vuforia)는 증강현실(AR)을 위한 개발 플랫폼이다. 뷰포리아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된 증강현실 앱의 개수는 이미 5500개를 넘어섰다. 퀄컴은 헬스케어 개발 플랫폼인 ‘투넷(2net) 모바일’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도 새롭게 선보였다. 투넷은 건강 관련 정보를 저장하는 일종의 데이터 플랫폼이다. 투넷 모바일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센서로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읽어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

올해 업링크 행사에서 퀄컴이 던진 화두는 디지털 식스드 센스(Sixth Sense), 즉 ‘여섯번째 감각’이었다. 디지털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 기기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 퀄컴이 제시한 디지털 식스드 센스 비전의 골자다.

요약해보자면 ①김발은 스스로 상황을 인지,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고 ②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연결은 올조인이 맡는다. ③스마트 글래스 등 웨어러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증강현실 개발 플랫폼인 뷰포리아를 강조하고 ④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투넷 모바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무선통신 모뎀 기술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주력인 퀄컴이 이처럼 다양한 개발 플랫폼을 제시하고 ‘생태계’를 외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과 인간 사이의 소통방식을 개선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궁극적 목표는 자사가 가진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력은 곧 수익으로 직결된다.

현재 모바일 칩 시장에서 퀄컴의 영향력을 실로 막강하다.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해 출하된 모바일 기기는 1000개 이상,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품도 500개 이상”이라며 “그 어떤 경쟁사도 이런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20년간 퀄컴은 무선통신 업계를 리딩해 성장해왔지만, 향후 20년의 비전은 디지털 식스드 센스 시대 구현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이러한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40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사물인터넷과 상황인지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기업이 퀄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도, 애플도, IBM도, 삼성전자도 이러한 시대가 올 것을 대비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진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IT 업계도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차근차근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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