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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명맥 이어갈까, 비운의 통신기술 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시분할 이동통신 기술인 LTE-TDD 도입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한국산 통신기술로 평가 받고 있는 와이브로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휴대인터넷 용도로 할당된 2.3GHz, 2.5GHz 주파수 대역에 LTE-TDD 기술 도입을 허용할 예정이다. 최근 토론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미래부는 이달 중 최종 정책결정을 내린다.

현재 2.3GHz 대역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2.3GHz 일부 대역과 2.5GHz 대역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자가 와이브로 또는 LTE-TDD로 사업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사업자의 경우 이용자 보호 대책을 마련한 후 회수된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LTE-TDD를 제공할 수 있다.

신규 사업자에게는 문호가 활짝 열린 반면, 정부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존 사업자는 기술, 자금력 등 모든 부분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까다로운 전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호는 열렸지만 당장 LTE-TDD가 국내 시장에 도입될 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LTE-TDD 도입은 시간 문제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와이브로 기술이 진화가 불투명한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시장 주도 사업자였던 삼성전자도 사업을 포기했고 이동통신사 역시 조건만 맞는다면 LTE를 선호하고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들은 주파수 할당 기간에 맞춰 와이브로 출구전략을 서서히 준비할 것이고 신규 사업자들은 허가조건만 충족시키면 LTE-TDD를 서비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와이브로는 종주국인 국내에서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일까.

일부 특수목적용으로 활용될 가능성과 제4이동통신의 사업권 획득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와이브로는 군통신에 일부 활용되고 있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국가재난안전망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재난망 사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LTE가 시장의 대세가 된 마당에 와이브로로 전국망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무엇보다 기술진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단말기,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LTE-TDD가 와이브로 및 국내에 도입된 LTD-FDD와도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난망 사업에 LTE-TDD가 도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파수 할당 업무를 맡고 있는 미래부에서도 재난망 사업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인터넷스페이스컨소시엄이 와이브로 어드밴스드 기술로 제4이동통신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한 때 우리가 주도한 와이브로 기술이 전세계 통신 시장을 주름 잡을 것으로 기대감을 한 껏 높였지만 와이브로의 현재 성적표와 미래는 암담한 상황이다.

와이브로 기술이 특수목적망, 또는 제4이동통신을 통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비운의 통신서비스로 역사에 남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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