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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규제 악몽…“게임은 4대악” 발언에 업계 당혹

이대호 기자
- 업계 “게임은 알코올·마약·도박과 달라…전국민이 즐기는 콘텐츠”
- 국정감사에서 게임 부정적 측면 부각될까 우려 제기되기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7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 게임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황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게임을 알코올과 마약, 도박 등과 같은 4대 중독이자 사회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연설을 통해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코올, 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황 대표의 발언은 정부가 가진 게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정부 인사의 발언에 울컥한다는 감정적인 반응과 함께 정부의 게임 규제 의지를 수차례 재확인하면서 오히려 규제에 대해 둔감해지는 측면이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사회 각계의 반대에도 국회를 통과한 게임 셧다운제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이 부정적 측면이 있다면 해소하는 것이 맞겠지만 규제대상, 해악의 대상으로만 보고 일괄적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게임은 알코올과 도박, 마약과 달리 전 국민이 즐기는 콘텐츠 산업이다. 지하철을 타 봐도 주변 사람들이 애니팡 등 모바일게임을 즐기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게임중독이 있으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규제안이든 방안이든 논의를 해봤으면 한다”며 “게임 전체를 싸잡아 4대악으로 몰고 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타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도 대동소이했다. 게임을 악으로 몰고 가는 정부 인사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게임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정보통신(IT) 산업의 한 측면에서 봐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게임업계가 정부 규제에 대응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요 업체들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또 그러네 하면서 업계가 규제 추진에 둔감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업계가 이러면 안 된다.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이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게임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것을 염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업계 분위기가 (온라인게임 시장 침체와 모바일게임의 치열한 경쟁으로) 좋지 않은데 의사결정권자들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더욱 안 좋을 수 있다”며 “국감에서 게임의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다뤄질지 업계가 분위기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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