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엑시노스’ 시리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전체 AP 시장은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삼성전자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출하량과 매출액이 줄어든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모바일 AP(모뎀기능통합AP+순수AP) 출하량은 1970만대, 매출액은 3억730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은 12.5%, 매출액은 13.4%가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0.5% 늘었지만 출하량은 15.8% 감소했다.
SA는 2분기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의 총 출하량을 2억9040만대, 총 매출액을 43억5900만달러로 추산했다. 1분기 대비 출하량은 20.6%, 매출액은 16%가 늘었다. 퀄컴,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위 업체들은 출하량 및 매출액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의 과실을 모두 따먹은 것이다.
2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퀄컴(33.9% 1위), 미디어텍(19.5% 2위), 스프레드트럼(15% 3위), 애플(13.7% 4위), 삼성전자(6.8% 5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점유율은 퀄컴(53.2% 1위), 애플(14.9% 2위), 미디어텍(10.7% 3위), 삼성전자(8.5% 4위), 스프레드트럼(4.8% 5위)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 순위는 1분기 4위에서 5위로, 매출액 순위는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출하량에선 중국 스프레드트럼에, 매출액에선 대만 미디어텍에 추월당했다.
최근 삼성전자 AP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모뎀 기능이 탑재된 통합칩 라인업이 없다. 퀄컴 스냅드래곤 600, 800 모델에는 각각 롱텀에볼루션(LTE)과 LTE어드밴스드(LTE-A) 모뎀 기능이 내장됐다. 모뎀 통합 AP는 원가절감, 디자인 간소화 등의 장점으로 스마트폰 완성품 업체들이 선호한다. 갤럭시노트3의 주력 AP로 엑시노스가 아닌 스냅드래곤 800이 장착된 것도 LTE-A 모뎀 기능이 통합돼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 라인업이 없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다. 미디어텍과 스프레드트럼은 중국 및 인도 시장을 대상으로한 저가형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프리미엄 라인업 하나만을 가지고 내부거래(무선사업부)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며 “고객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모뎀 통합칩은 물론 중저가 제품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행 28나노 공정에서 내년 상반기 14나노 3D 핀펫(FinFET) 칩 생산으로 바로 넘어가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세웠다. 당초 28나노 공정의 후속으로 20나노를 밀 계획이었으나 독자 AP의 경쟁력 강화 및 파운드리 사업의 ‘역전승’을 달성하려면 14나노 공정을 조기 도입하는 방안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