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대표 이홍구, 이하 한컴)가 가족 경영체제로 돌입하는 모습이다.
한컴 모회사인 소프트포럼의 대주주인 김상철 회장과 그의 부인인 김정실 한컴 회장, 이 부부의 딸인 김연수 이사 등이 소프트포럼 그룹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특히 그 동안은 김상철, 김정실 부부 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것에 이어 최근에는 딸까지 경영에 깊이 관여하면서 가족 경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딸인 김연수 이사(여, 30세)는 올해들어 한컴, 소프트포럼, 다윈텍 등 계열사 경영의 전면에 등장했다.
우선 김씨는 소프트포럼을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다윈텍 등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각 회사는 지난 주주총회를 통해 김씨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
한글과컴퓨터와 다윈텍에서는 상근 임원이며, 소프트포럼의 비상근 등기임원이다. 한컴에서는 전략기획실장을, 다윈텍에서는 경영기획을 맡고 있다.
김씨는 뱁슨칼리지대학원 MBA 출신으로, 캐피탈익스프레스 해외사업본부 이사를 역임했다. 캐피탈익스프레스 역시 소프트포럼과 다윈텍이 지분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김씨는 등기임원 등재로 등재됐을 뿐 아니라 보유 주식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소프트포럼 지분 4.9%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회사 내부나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한컴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딸이 갑자기 임원으로 내려오는 현상에 대해 반길 직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자부하고 다녔던 직원들 중 일부는 허탈함을 느끼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컴 내부 관계자 중 한 명은 “그 동안 김상철-김정실 회장 부부가 한컴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매각할 것이라고 보는 예상이 많았다”면서 “딸까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회사를 장기적으로 책임경영 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컴 이홍구 대표는 “김 이사는 대주주의 딸이라서 선임한 것이 아니라 해외 유명 MBA 출신의 인재이기 때문에 능력을 보고 모셔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