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2013] 미래부 통신요금 원가공개 입장번복…정치쟁점 확산

채수웅 기자
- 최문기 장관 항소취하·공개에서 불가로 입장 선회
- 민주당, 여당·통신사·정부 음모론 제기에 감사 중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요금 원가 공개여부가 정치쟁점화 되는 분위기다. 야당이 여당과 통신3사, 정부가 짜고 원가자료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31일 국회서 미래창조과학부 확인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통신요금 원가공개와 관련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의 말바꾸기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진행됐던 국감에서 최문기 장관은 국감 초반 자료가 없어서 제출이 어렵다고 했다가 다시 재판 중이어서 공개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회자료체출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자료공개를 요청하자 오후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항소를 취하하고 이후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확인감사에서는 또 다시 입장을 번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부가 기업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해서는 안된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하자 최 장관은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장관은 “원가 공개는 옛 방통위도 가능한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미래부도 마찬가지로 생각해왔다”면서도 “하지만 법원의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원가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장관은 \"(14일 국감에서) 영업보고서 관련된 부분은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법률 검토를 해보니 영업보고서 관련해서는 항소를 취하할 자격이 없었다\"며 \"미래부가 항소를 취하해도 통신사는 소송진행이 가능한데, 먼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본 다음 뒤의 부분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말바꾸기를 한 최 장관에 대해 \"여당과 통신3사, 정부가 짜고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원식 민주당 의원은 \"행정소송은 공공기관 법률이고 국회자료 제출은 국회자료체출법률을 적용 받는다\"며 \"직무상 비밀이어도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군사, 대북 등 국가안위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는 사유 이외에는 거부할 수 없다\"며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도 \"(14일 국감때에는) 소송을 취하하고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새누리당과 장관, 통신3사 움직임을 보면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미래부가 항소를 취하해도 통신사는 계속 갈것이기 때문에 소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장관 답변의 책임성, 대통령 공약을 상기하고 항소를 취하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문기 장관은 \"가능한 공개하려고 했지만 기업의 영업비밀에 관한 것까지는 아니다\"라며 \"소송이 가더라도 정부 입장에서 영업비밀을 공개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 장관의 입장번복과는 별개로 원가공개 이슈는 정치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성엽 의원의 음모론 제기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윤리위제소 등을 거론하며 사과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음모라고 한 것을 즉각 사과하라\"며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에 제소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도 \"정부, 통신사, 여당의 음모라고 얘기한 것으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며 \"근거나 증거가 있으면 받아들이겠지만 근거가 없다면 발언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성엽 의원은 \"소를 취하하겠다고 하더니 오늘 소소을 보고나서 공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며 \"내가 보기에 정부, 새누리당, 통신사간 무슨일이 있지 않겠느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반전이 있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음모가 없었다면 정중하게 취소를 하고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의원 발언에 대해 한선교 위원장은 \"음모가 없다면 사과하겠다는 것은 음모를 전제하는 것\"이라며 \"사과 여부는 양당 간사에 맡기겠다\"며 오후 3시 40분경 정회를 선포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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