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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출고가 논란①] 반복되는 갤럭시 17만원 사태…해결책 없나?

윤상호 기자

- 출고가, 제조사 이익 외 장려금 반영…제조사 장려금, 규제 수단 마련 필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갤럭시S3’ 17만원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의 최상위급 스마트폰 ‘갤럭시S4’가 출시 5개월만에 17만원에 팔린 것과 ‘갤럭시노트3’의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 책정되면서 논란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스마트폰 출고가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도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됐다.

스마트폰 출고가 문제는 복잡한 휴대폰 유통과정 탓에 발생한다. 휴대폰은 기본적으로 제조사가 통신사(KT LG유플러스) 또는 통신사 관계사(SK네트웍스)에 납품하고 이를 통신사가 판매하는 형태다. 대형마트를 연상하면 된다.

스마트폰 출고가는 일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이다. 통신사도 제조사도 이 금액은 매출액과는 상관없는 가격이다. 출고가는 ‘제조사 공급가+제조사 장려금+통신사 보조금’으로 책정된다.

제조사 관계자는 “통신사와 모델별 차이는 있지만 공급가는 출고가의 60~70%정도”라며 “제조사는 공급가 기준으로 이익을 창출한다”라고 말했다. 제조사 장려금을 덜 투입하면 덜 투입한 만큼 부가 수익이 발생한다.

통신사는 보조금과 대리점 수익을 합친 판매수수료를 대리점에 지급한다.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보조금은 ‘출고가-할부원금’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가 공식적으로 소비자에 주는 보조금은 출고가와 할부원금의 차이”라며 “요금할인은 보조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대리점이 주는 금전적 혜택과 사은품이 소비자가 받는 보조금 범주에 들어간다.

통상 스마트폰 실구매가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예정했던 장려금보다 덜 쓰고, LG전자나 팬택은 예정했던 장려금보다 더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판매수수료는 대리점으로 내려간다. 대리점이 지급한다. 사는 곳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각각의 대리점마다 남기는 이윤이 달라서다.

갤럭시S4 17만원은 왜 생긴 것일까. 17만원은 공급가를 밑도는 가격이다. 삼성전자가 손해를 본 것일까. 아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가 17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지기 전 공급가를 상회하는 가격에 제품을 팔았기 때문에 공급가 대비 초과 이윤이 발생한다. 이 재원이 갤럭시S4 17만원을 만드는데 쓰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먼저 산 사람이 나중에 산 사람에게 장려금을 준 셈이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출고가 인하와 장려금 및 보조금 투명화가 필요하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상한선을 27만원으로 정해 단속을 실시하지만 현행법상 제조사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 국회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출고가 인하는 기업의 자율 영역이다. 장려금과 보조금을 규제하면 그만큼 출고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안 추진 배경이다. 제조사를 제외한 업계도 이 방안에 동의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삼성전자가 상반기 국내에서 휴대폰 영업이익을 2조1500억원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스마트폰 1대당 26만5314원을 남겨 18.7% 영업이익률을 올린다고 분석했다. LG전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소속 강동원 의원은 갤럭시노트3의 출고가가 원가 대비 국내는 4배 높다고 지적했다. 해외 출고가는 70~80만원 선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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