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사업에 최신 802.11ac 무선랜 컨트롤러·AP 잇단 채택…‘사실 표준’ 작용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국제표준 제정이 1년여 남은 802.11ac 최신 와이파이(WiFi) 기술이 국내 스마트교육 인프라의 ‘사실 표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시·도 교육청이 잇달아 발주한 학교 스마트교육 유무선 인프라 구축 사업에 이같은 최신 기술이 탑재된 무선 장비 도입이 확산되면서, 관련장비를 대상으로 사전 적합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까지 3000억원이 투입되는 시·도 교육청 스마트교육 인프라 구축사업에 교육과학부가 마련한 권고안에 있는 802.11n 무선랜 기술이 아닌 802.11ac 최신 기술이 채택, 확산되고 있다.
업계의 스마트교육 인프라 사업 수주전이 가열되면서 ‘802.11ac’와 더불어 ‘더 싸게, 더 많이 주는’ 혜택을 제안하는 것이 사업자나 장비 공급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업체들이 제안하는 장비의 기술평가에서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년과 내후년에 2~3차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만큼, 더 늦기 전에 성능 검증 실시로 스마트교육 인프라의 안정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 자칫 발생할지 모를 예산낭비를 미리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전 평가를 통한 적합한 장비 인증이 이뤄지게 될 경우, 이 사업에 제안·구축되는 장비의 신뢰성과 사업 공정성, 그리고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핵심이다. 또한 이같은 검증 절차는 현재 진입 통로가 꽉 막힌 국산 제품 도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국산 장비업체들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한 네트워크 업체 사장은 “수천억대 대단위 국책사업에서 성능평가(BMT)를 한 번도 수행하고 않고 사업자와 장비를 선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보고, 내년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라도 실제 서비스 환경에 맞춰 규격을 만들어 성능 확인 기관에서 품질을 인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기 제외 지역교육청 대부분 올해 사업 진행=현재 시·도 교육청별로 진행중인 스마트교육 인프라 사업에는 무선컨트롤러와 무선액세스포인트(AP), PoE(Power over Ethernet) 등 유선 스위치, 그리고 보안 인증서버·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같은 보안 솔루션이 필수 도입된다.
교육부가 마련한 추진전략에 따라 오는 2015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 일환이지만, 디지털교과서나 스마트교육용 단말기와 전자칠판을 비롯해 각종 기자재 도입 사업과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 등 일부 시범학교 대상 사업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시·도 교육청별로 잇달아 사업을 발주해 본격 구축이 시작됐다. 올 하반기에 인천교육청을 필두로 대구광역시교육청, 충청남도교육청, 경상남도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등이 사업을 연이어 발주, 입찰절차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했다.
학교 교실별로 설치돼 구매 수량이 가장 많은 무선 AP와 무선 컨트롤러 장비는 아루바네트웍스가 한 지역, 시스코가 네 지역, 모토로라솔루션이 한 지역의 납품업체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달 입찰을 마감한 제주교육청을 비롯해 충청북도교육청, 대전광역시교육청 등 서울·경기지역의 교육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교육청이 연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 사업 제안요청서(RFP)와 기술평가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정보화전략계획(ISP)를 거쳐 확정한 교육부의 ‘스마트교육 환경에 적합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방안’ 권고안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 등에서 최신 기술을 선호하면서 ISP에서 기준을 삼은 802.11n 4세대 와이파이(WiFi) 기술이 아닌 현재 표준이 확정되지 않은 최신 기술인 802.11ac 지원 제품이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가 최신 기술 테스트베드로=802.11ac 기술은 기가비트급 무선기술로 지원, 기존 와이파이 보다 속도가 3배 이상 빠르고 주파수 간섭현상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신기술인만큼 전세계적으로도 구축사례가 아직 많지 않은 것이 맹점이다.
더욱이 향후 표준 제정이 완료되면 제조업체에 따라 일부 장비 교체나 업그레이드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802.11ac 최신 기술로 시·도에서 운영되는 모든 초·중·고교에 설치, 스마트교육 인프라 구축사례를 확보하게 되면 글로벌 선진 사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루커스와이어리스, 메루네트웍스, 모토로라솔루션, 시스코, 아루바네트웍스 등 글로벌 업체들도 국내 스마트교육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임을 부각하면서 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는 조달청 입찰절차에 따라 제안서를 통한 기술 및 가격 평가에 의존해 스마트교육 인프라 장비와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디지털교과서 등을 이용한 스마트교육이 본격화되기 전에 인프라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 글로벌 장비업체 임원은 “대단위 국책사업에서 BMT를 한 번도 거치지 않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스마트스쿨 환경에서 쓸 수 있고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장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ISP 요구사항에 맞춰 필수한 성능과 로밍, 품질보장(QoS), 보안 등의 항목이 지원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업체의 경우 제안발표에서는 다 지원된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국산 장비 업체 관계자도 “지금 스마트교육 인프라 시장은 관용차를 사는데 벤츠만 고집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802.11ac는 세계적으로도 2014년부터 보급이 시작되는 표준화도 안끝난 첨단기술로, 전세계적으로 도입 사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만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글로벌 업체 사장은 “스마트교육 환경은 모든 학교 학급에 있는 학생들이 동시에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