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휴대폰 산업 붕괴 위기론의 실체

윤상호 기자
- 단말기 유통법에 대한 제조사 주장, 특정사 이익 지키기 의혹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침소봉대(針小棒大)’는 바늘처럼 작은 일을 몽둥이처럼 크게 부풀려 허풍을 떠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작은 일을 크게 과장해 말할 때 침소봉대라고 표현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아침에는 셋 저녁에는 넷이란 말이다. 먹이를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준다는 말에 원숭이가 화를 내니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겠다는 말로 속여 넘긴데서 유래한다. 간사한 꾀로 남을 속여 희롱하는 말로 쓰인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사실상 1개 사업자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 회사가 신제품을 내놓거나 재고를 정리할 때마다 시장은 요동을 친다.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지금 이 회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국회에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안이다. 제조사가 포함된 것을 반발하고 있다. 관련 협회는 법안이 통과되면 휴대폰 산업 생태계 붕괴 위험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직접적인 ’반대‘ 목소리를 낸 적은 없지만 정부와 업계는 이 회사가 배후조정자라고 의심을 하고 있다. 휴대폰 산업 생태계 붕괴 걱정을 한 협회 회장은 모두 이 회사 및 계열사 임원이다.

이 회사는 다른 제조사가 힘들어지자 투자를 하는 등 경쟁사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직영 유통망을 통해 보조금을 뿌려 시장을 왜곡시킨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에 대해서는 이중규제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기존 규제기관에서 조사를 할 때는 조사를 방해해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단말기 유통법은 현안대로 제정되더라도 시장 왜곡 행위를 하지 않는 시장 참가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법이다. 조사도 규제도 법 위반이 의심될 때 이뤄진다. 법안은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 금지 ▲보조금 지급 요건 및 내용 공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강요시 계약 효력 무효화 ▲보조금 미지급시 상당액 요금할인 제공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규제 도입 등을 담고 있다. 보조금과 장려금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조금과 장려금을 투명화 하자는 것이 골자다.

서울에서는 ‘갤럭시S4’를 17만원에 살 때 아산에서는 5만원에 사고 부산에서는 80만원에 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법이 왜 휴대폰 산업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까. 휴대폰 산업 붕괴 주장은 침소봉대인가 조삼모사인가.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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