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금융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인인증서에 종속적인 전자금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선다.
내년까지 관련 법을 정비해 공인인증제도 이외에 다른 인증수단이 도입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전요섭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은 “공인인증제도에만 얽매인 국내 전자금융거래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대체 수단이 나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인증수단이 등장할 경우 이를 금융회사들이 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인인증제도는 현재 두가지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전자금융거래법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1조3항에는 ‘금융위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등 인증방법에 대해 필요한 기준을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위는 해당 항목을 개정해 어떠한 인증방법이든 안전성과 신뢰성이 확보된다면 허용할 예정이다.
전 과장은 “법률 상 애매한 부분으로 인해 정부가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제도만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금융위는 새로운 인증방법이 보안기준에만 적합하다면 이를 인증수단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부터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단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보도된 ‘공인인증서 없이도 전자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에 대해서 전 과장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이 등장했을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다. ‘공인인증제도 폐지’는 논의된 바 없다”며 과한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금융위는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 중에 있다.
미래부도 이에 대해 동의를 나타내며 환경 개선에 나선다. 미래부는 소관 법률인 ‘전자서명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인증수단을 발굴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우선 전자서명법 제18조2항(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본인확인) 부분과 공인인증기관 지정을 규정한 제4조 개정을 추진한다.
미래부는 전자서명법에 명시된 공인인증기관 지정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공인인증업무를 안전하고 신뢰성있게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지정해야 한다’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승곤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과장은 “기존 방식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미래부 장관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심의해서 지정했다”며 “개정안에는 공인인증업무를 안전하고 신뢰성있게 수행할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다. 즉, 요건에 맞는 어떤 기술이든 공인인증기술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와 관련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계류중에 있다.
내년부터 금융위와 미래부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법적 효력을 가진 다양한 인증수단이 공인인증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