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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결산 ②휴대폰] 삼성전자만 웃은 1년…혁신, ‘제조사→부품사’ 몫으로

윤상호 기자

- LG전자·팬택, 어려움 가중…MS의 노키아 인수, 소프트파워 돌이킬 수 없는 대세 증명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올 한해 국내 휴대폰 제조 3사의 흐름은 작년과 유사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위를 굳혔다. LG전자는 반등의 계기를 찾는데 시간을 썼다. 팬택은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작년 3분기 이래 매분기 연간 1억대 이상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매분기 2위 노키아와 3위 애플을 합친 숫자보다 많은 휴대폰을 출고했다. 과거 노키아가 절대 강자 체제를 구축했을 때보다 나머지 업체와 격차가 크다. 스마트폰도 2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 자리가 확실시된다. 지난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2013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5위권 업체 총합보다 많다.

LG전자는 중국의 도전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작년 4분기 흑자 전환했던 휴대폰 사업은 올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세계 스마트폰 순위도 지난 3분기 3분기만에 4위로 밀렸다. LG전자를 밀어낸 업체는 화웨이다. 그나마 갈팡질팡했던 스마트폰 브랜드를 G시리즈 L시리즈 등으로 정리하고 스마트폰 ‘G2’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 발판을 놓은 것이 위안이다. 구글과 협력을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표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이를 LG전자의 힘으로 녹여내지 못했다.

팬택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를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박병엽 대표이사(부회장) 퇴임과 임직원 30% 구조조정이라는 우울한 연말이 됐다. 부품사 퀄컴 경쟁사 삼성전자의 투자가 이어졌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 지난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다. 다만 이준우 대표이사(사장) 체제 출범 후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한 ‘베가시크릿노트’와 ‘베가시크릿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이 생사의 갈림길이다.

국내 제조 3사에 대한 시각은 보다 냉정해졌다. 국내 제조사가 국내 소비자에게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팔고 있다는 논란 때문이다. 결국 정부와 국회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안 제정에 나섰다. 유통구조에서 제조사의 힘을 약화시키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통신사 유통사 소비자 등 대부분이 찬성이다. 제조사 중에서도 삼성전자만 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결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애플은 명예를 삼성전자는 실리를 얻었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애플이 연이어 승소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그동안 많은 제품을 팔아 충분한 수익을 올렸고 세계 1인자가 됐다. 양사의 소송은 이런 분위기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모토로라모빌리티에 이어 올해는 노키아의 주인이 바뀌었다. 노키아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키로 했다. 애플의 득세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구글이 인수한 것 그리고 노키아를 MS가 가져간 것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마트폰 판도를 이제 돌이키기 힘들게 됐다는 증거다.

제품 면에서는 제조사 중심 혁신 시대가 끝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도 애플의 ‘아이폰5S’도 전 세계 소비자에게 놀라움을 주지 못했다. 삼성전자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 곡면(curved, 커브드)폰 삼성전자 ‘갤럭시라운드’와 LG전자 ‘G플렉스’ 등 새로운 범주 제품도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았다. 기대와 현실의 차이 탓이다. 부품 개발이 한계에 다다르며 제조사별 차이를 구분키 쉽지 않아졌다. 결국 부품이 얼마나 빨리 진화하는지에 따라 새로운 범주의 스마트폰 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부품 업계가 향후 혁신을 이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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