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농협금융지주, 우투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IT전략 변화에 관심

이상일 기자
-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 차세대 착수 여부에 관심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분리 매각의 첫 단추가 꿰였다. 지난 24일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지주 분리매각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을묶어 매각하는 것으로 우선협상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농협금융지주는 중소규모에 머물러있던 증권시장에서 단번에 선두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분리, 출범한 NH농협생명도 우리아비바생명을 통해 부족한 FC 충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T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벌어질 IT통합 작업과 차세대시스템 착수, 그리고 IT 아웃소싱 변화 여부다.

일단 업계에선 농협금융지주의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당분간 분리 운영을 진행한 후 통합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증권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보다 빨리 이뤄질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2010년 11월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바 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2009년 2월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 시기상으로 우리투자증권이 보다 시스템상으로 노후화된 상황이다.

통상 금융 IT시장에서 피인수 업체의 IT시스템은 인수업체의 IT시스템으로 합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수업체 입장에선 자신들의 IT시스템에 기반한 업무 프로세스를 피인수 업체에 이전함으로서 유기적인 결합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인수 업체의 시스템이 비교적 최신인 경우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9월말 자기자본 기준(3조4728억원) 업계 순위가 2위로 11위인 NH농협증권과 격차가 큰 만큼 시스템 규모도 비교할 수 없다.

업계에선 양 증권사의 IT통합을 위해선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사 모두 차세대시스템 구축 후 4-5년이 경과한데다 어느 한 시스템으로 IT통합을 이루기에는 규모와 내부 정치적 면에서 고려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아비바생명과 NH농협생명의 경우 NH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 IT시스템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NH농협생명은 지난 10월 21일 고객 만족 극대화 및 최상의 영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해 온 신보험시스템을 오픈한바 있다. 우리아비바생명도 2012년 차세대 IT 시스템인 ‘스마트(SMARTㆍSmart Mechanism And Revolutionary Technology)’ 서비스를 오픈했다.

양 사 모두 최신 IT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영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규모면에서 NH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을 월등히 능가하는 만큼 점진적으로 NH농협생명 시스템으로 우리아비바생명 시스템의 흡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NH농협생명의 IT인프라가 오는 2016년 완공될 계획인 농협 의왕 신데이터센터로 이전이 예정돼 있는 만큼 늦어도 이전 전에는 시스템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삼화저축은행, 2012년 솔로몬저축은행을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해 운영해왔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금융당국이 정한바 있지만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독자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원장 데이터만 저축은행 중앙회에 전송하는 방법을 택해왔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이번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처음으로 저축은행 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2개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해왔으며 송파, 압구정, 목동, 마포지점을 역삼본점과 신촌지점으로 통합하는 등 내실을 기해온 만큼 당분간 이같은 경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IT시스템 역시 기존 시스템을 기본으로 당분간 운영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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