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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그래픽기술과 첨단 금융공학의 만남…금융 서비스 개발 난제 해결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엔비디아(NVIDIA)의 ‘GeForce GTX 580’은 게임 전용 PC에 주로 사용되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다. 컴퓨터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세밀한 그래픽 효과는 이러한 GPU의 성능에 좌우된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쌍방간의 협정에 의해서 거래되는 금융 파생상품인 ‘장외파생상품’은 이를 처리하는데 많은 컴퓨팅 자원과 시간이 필요해 증권업계에서 일반적인 ‘실시간 거래’의 지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GPU와 장외파생상품은 겉으로 보기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자본시장 IT업체인 코스콤은 GPU를 활용해 장외파생상품 개발에 고질적인 문제였던 ‘실시간 계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수백여개의 코어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처리하는 GPU 병렬처리 기술을 장외파생상품 개발에 도입한 것.

코스콤 기술혁신단 송명석 차장은 “장외파생상품은 계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불필요한 루틴을 생략하는 등 알고리즘을 개선해보기도 하고 메모리 등 하드웨어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만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코스콤은 장외파생상품의 속도 개선을 위해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도입을 검토했다. FPGA는 프로그램 논리 요소와 프로그램 가능 내부선이 포함된 반도체 소자로 제조공정 이후에 소비자, 혹은 설계자가 프로그램할 수 있어 특정 논리 기능을 수행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FPGA의 경우 시제품을 만드는 비용이 고가인데다 상용제품으로 만드는데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등 고비용이 부담이었다. 따라서 코스콤은 병렬처리를 통해 연산속도를 빠르게 하는 GPU 병렬처리 기술에 눈을 돌렸다.

코스콤 기술혁신단과 전략사업단의 협업으로 이뤄진 GPU 병렬처리 기술개발은 GPU 병렬처리를 IB솔루션에 처음 적용하는 만큼 개발 단계서부터 GPU 병렬처리 기술기반을 마련하자는 데 주안점을 뒀다.

코스콤 기술혁신단과 전략사업단 개발자들은 장외파생상품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학함수, 난수발생, 시뮬레이션, 이색파생(exotic derivatives) 평가모델의 각 단계별 계산로직을 분석해 병렬처리 가능한 부분을 모두 찾아냈다.

또 금융기관이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저비용 하드웨어를 고려해, GPU로 ‘NVIDIA GeForce GTX 580’을 선정했다.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는 오픈소스의 하나인 ‘OpenCL’을 적용해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성을 추구하기도 했다.

코스콤이 이번에 GPU 병렬처리 기술을 적용한 분야는 장외파생상품 계산 로직이다. 그동안 주식, 선물옵션 거래나 은행 계좌이체 등 많은 금융업무가 실시간 처리를 하고 있으나, 장외파생상품 업무처리에서 실시간 개념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GPU 병렬처리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장외파생상품 계산이 가능하게 됐다. 장외파생상품 특정 계산로직의 경우에는 1570배의 속도향상을 이루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코스콤은 GPU 병렬처리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송명석 차장은 “리스크 관리, 투자자거래원장 마감통계 작성, 장중 증거금 산출 등 보다 많은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코스콤은 실시간 장외파생상품의 이론가 계산 및 리스크값 산출, 1시간 이내 금융기관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리포트 산출, 감독기관의 업계 전체 시장리스크 측정, 장중증거금 산출 등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자본시장 이슈들을 GPU 병렬처리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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