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PC 시장에서 울트라북은 특별한 존재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여왔기 때문인데, 그만큼 업체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품이다.

이런 상황에서 너도나도 울트라북에 매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개성을 잘 살리고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라인업,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명확한 장점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LG전자 ‘울트라PC 그램(이하 그램)’은 2014년 울트라북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1Kg이 되지 않는 980g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1kg 이하의 무게를 가진 울트라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램처럼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은 사실상 보기 어렵다.

두 번째는 IPS 패널이다. LG전자는 지난 2~3년 동안 노트북을 선보일 때마다 베젤이 얇은 디스플레이를 강조해왔다. 이 제품도 다르지 않아서 같은 크기를 가지고 있는 다른 울트라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본체 크기가 작다. 이는 넓은 화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휴대성이 높다는 얘기다.

단순히 베젤뿐 아니라 두께도 얇아졌다. 디스플레이를 덮었을 때 두께는 13.6mm로 동급 울트라북과 비교해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여기에 IPS 특유의 색감과 광시야각은 그램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배려다. LG전자는 그램의 본체를 마그네슘으로 설계했다.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더 높고 가벼우며 만졌을 때 느낌도 고급스럽다. LG화학에서 공급한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용량도 8셀로 넉넉하고 리튬이온과 달리 안정성도 높다.

부피가 줄어든 전원어댑터도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만약을 대비해 전원어댑터도 같이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본체 무게가 아무리 가볍더라도 전원어댑터가 무거우면 어깨가 묵직해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내부발열을 빼내기 위한 방열구가 힌지 아래쪽에 감춰져 있다. 혹시라도 뜨거운 바람이 사용자 손에 직접적으로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애플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등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설계로 작은 부분까지 사용자를 배려한 부분은 확실한 장점이다.

◆탄탄한 기본기,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그램의 사양은 잘 알려진 것처럼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이 기본이다. 메모리는 모델에 따라 4~8GB가 제공되며 보조저장장치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장착했다.

또한 청색 파장을 감소시키는 ‘리더(Reader)모드’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키보드의 ‘FN’과 함께 ‘F9’ 버튼을 함께 누르면 작동된다. 인터넷이나 문서를 작성할 때 눈이 편안하도록 화면을 만들어준다.

간단하게 성능을 측정해봤다. 윈도 체험지수로 살펴본 결과 프로세서 6.9점, 메모리 5.9점, 그래픽 4.6점, 게임 그래픽 6.3점, 그리고 주 하드디스크는 8.1점이 나왔다. 평균 이상의 성능이며 이 정도라면 윈도8을 쾌적하게 이용하기 불편함이 없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살펴보기 위해 2GB 용량의 풀HD 해상도 DivX 파일을 재생했다. 화면 밝기와 볼륨은 중간으로 설정했으며 무선랜은 껐다. 테스트 결과 4시간에 조금 미치지 못한 3시간 52분이 나왔다. 화면 밝기를 최대로 높이고 무선랜으로 웹서핑을 즐기면 3시간~3시간 30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아주 뛰어난 배터리 사용시간은 아니지만 본체 무게를 감안했을 때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그램은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은 울트라북이다. 가벼운 무게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접목됐고 방열구 설계, 마그네슘 본체, 가벼운 전원어댑터 등 여러 부분에서 사용자를 배려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다만 무선랜 액세스포인트(AP)에 따라 데이터 전송속도에 다소 편차가 있고 기가비트랜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더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한 mSATA 방식의 SSD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나 더 욕심을 내자면 LG전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혹은 생활가전 제품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스마트 생태계를 전사 차원에서 구축한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은 저마다 달라 어떤 점이 더 우선순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램의 경우 확실한 자기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 휴대성과 내구성을 갖추면서도 풀HD 해상도를 제공하는 울트라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탄탄한 애프터서비스(A/S)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니 첫 노트북을 마련하고 싶은 대학생, 스냅사진 촬영이 많은 스튜디오,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에게 적당하다. 침체된 노트북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울트라북 제품 카테고리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꽤 높은 판매량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