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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못내면 거대한 모래성일뿐”…스마트폰뱅킹 전략, 남은 과제는?

이상일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우리나라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혁신적으로 진화했다. 불과 4년여만에 국내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수는 5000만명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는 혁신성과 보편성이 동시에 충족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한편으로 금융권은 이제 차세대 스마트금융 전략을 새롭게 짜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전환, 이른바 ‘스마트폰뱅킹 2.0 ’시대를 준비해야한다는 주문이다. <디지털데일리>는 3회에 걸쳐 국내 금융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차세대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대응 전략을 집중 분석한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문화계뿐만 아니라 경제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요소를 넘어 그 속에 어떤 ‘시대적 현상 또는 코드’가 투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그러한 현상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

이런점에서 스마트폰 등록고객 수 5000만명 돌파는 분명히 금융권을 충분히 설레이게하는 할만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은행및 보험, 증권 등 금융권 전체가 스마트폰 플랫폼에 기반한 비대면채널 전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이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보안위협 요인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스마트뱅킹 투자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금융권에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스마트폰뱅킹을 통한 수익모델 창출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스마트폰 뱅킹을 주요 수익채널으로 삼기에는 아직은 이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말 현재 기준으로 스마트폰뱅킹이 전체 e뱅킹 이용 금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그친다. 아직도 대부분의 고객이 조회서비스등에 스마트폰뱅킹서비스를 이용할 뿐 자금이체 등 수익이 발생하는 전자금융거래에 있어서는 기존 인터넷뱅킹 채널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예를들어 자금이체시에는 고객이 스마트폰보다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를 통해 인터넷뱅킹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인데 이는 편의성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바일에 대한 보안 불안감이나 디바이스 작동 오류에 대한 불안 등 정서적 요인이 여전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듯 보인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차별화된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새로운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시도가 적지않았지만 현재까지 각 은행별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 수는 기존 은행이 보유한 고객 수에 대부분 비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의 편의성 증대에 은행들이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물론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채널 접점이 부족한 은행들의 경우 적극적인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강화를 통해 잠재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스마트폰뱅킹서비스를 포함한 스마트금융 모델을 통한 신규고객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이는 올해는 기점으로 금융권에 조금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 은행의 e뱅킹팀 관계자는 “스마트폰뱅킹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더 이상 혁신의 동기부여가 안될 것이고 결국은 거대한 모래성으로 끝날 것”이라며 “이제는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의 전환에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금융 차별화 전략 강화, 지방은행 주목 = 지방은행들은 그동안 금융결제원이 제공해왔던 은행권 공동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이제 공동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에서 탈퇴하고 독자 시스템 구축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비용부담때문에 초기 스마트폰뱅킹 모델은 공동망을 이용하고, 이후 독자 모델로 변경하는 것은 어느정도 예측됐던 행보다.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여의치않은 지방은행들로서는 스마트폰뱅킹서비스를 포함한 스마트 금융전략 강화가 올해 IT전략에서도 뚜렷하다.

지난해 경남은행에 이어 올해 광주은행도 독자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지방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 뿐만 아니라 스마트 브랜치 지점 추가를 올해 계획하고 있어 스마트 금융전략을 통한 지방고객은 물론 젊은 층까지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 시중은행의 올해 스마트 브랜치 지점 확충이 지지부진 한 상황에서 일부 지방은행들은 3-4개 이상의 지점을 스마트 브랜치로 리모델링 하려는 전략을 추진중에 있다. 특히 올해 우리금융그룹의 지방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어 성공한 은행들의 경우 스마트 브랜치 리모델링 등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준다는 전략이다.

◆모바일뱅킹, 기업시장 공략이 관건=은행의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스마트폰 뱅킹 고객이 기업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기벙뱅킹의 경우 자금관리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어 은행으로선 거래 대금 규모와 서비스 면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과 은행간 자금거래에 있어선 인터넷 뱅킹이 선호되고 있다. 일반 금융 고객과는 달리 기업과는 대규모 금융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사무실 안에서 PC를 통한 대금결제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회사의 재무회계시스템과의 연동 등 부가적인 문제와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은행권에선 스마트폰을 통한 자금관리 애플리케이션 기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 기업의 경우 회사 대표가 직접 자금관리를 하는 경향이 많은 만큼 외부에서도 간편하게 자금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시스템을 고도화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월, 기업 자금관리 전용 스마트폰 앱인 ‘신한S기업뱅크’의 서비스와 디자인을 전면 개편했다. 신한S기업뱅크는 기업 자금관리 담당자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지원하는 앱 서비스다.

이번 개편에서 신한은행은 수출입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신용장 관련 결제와 인수 등 필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외환 업무 서비스를 추가하고 B2B전자결제에서도 판매업체에게 필요한 매출채권과 전자어음 수취 및 할인내역이 조회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나은행도 1월, 기업고객 전용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인 ‘하나N CBS’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의 단순 아이콘 나열방식을 탈피해 스마트폰에서 터치 및 조작이 쉽고 직관적인 화면으로 서비스를 재구성했다.

자금이체 등 중요 업무 처리 시 ‘하나금융알리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기안자와 결재자 간 결재완료에 대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쌍방향 결재알림 기능도 추가됐다.

◆신규 기술 적용을 통한 편의성 강조= IT기술의 발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뱅킹이다. 지리정보(GIS)에서부터 근접지급결제(NFC), 그리고 증강현실 기술 등 해외에선 이미 스마트폰 뱅킹에 다양한 IT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빠른 IT기술 접목에 다소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도 스마트폰 뱅킹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이러한 신기술의 접목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IT기술과 금융채널로서의 스마트폰을 어떻게 접목시키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초기에 고객의 흥미를 이끄는데는 이러한 신기술 적용이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인 안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무분별한 기술 적용은 오히려 ‘독’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현재 금융감독법과 IT 기술이 서로 상충되는지 여부도 따져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IT기술이 전자금융결제 시장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도 및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며 “스마트폰이 새로운 금융채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와 IT, 그리고 고객 간 사회적 합의가 이끌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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