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지금 동부하이텍 인수 계획 없다”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21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 현장에서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계획이 없다”라고 답했다.
기자들은 박 사장의 답변을 받아 “그럼 향후에는 (인수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까”라고 재차 물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여서 기자들과 박 사장간 이 같은 질답이 오간 것이다.
동부하이텍을 인수합병(M&A)하면 SK하이닉스도 얻을 것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8 공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 용량은 2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0만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서 CMOS이미지센서(CIS)와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본격 확대하려면 생산 용량 확대 및 공정 관련 자산(IP)을 확보해야 한다. 동부하이텍은 복합고전압소자(BCDMOS), 고성능 아날로그 CMOS, 임베디드플래시로직, 고전압 CMOS 등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력관리칩(PMIC) 생산을 위해 BCDMOS 공정 IP 개발에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정 IP를 개발하는 데 보통 1년에서 1년 6개월 가량 걸린다”라며 “동부하이텍을 인수하면 다양한 IP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SK하이닉스 M8 사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공식 석상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공정 IP 확보였다”며 “아직 보유하지 못한 IP가 굉장히 많은데, 팹리스 업체들이 요구하는 IP를 다 구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 M8 사업부의 실적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생산 용량 증설 없이는 더 이상의 실적 확대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경기도 부천, 충북 음성에 200mm 웨이퍼 공장을 각각 한 곳씩 보유하고 있다. 전체 생산 용량은 월 10만장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동부하이텍을 인수하면 시스템반도체 생산용량이 2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부사장직을 역임한 서광벽 사장을 영입, 올해 초 신설한 미래기술전략총괄 조직을 맡도록 했다. 업계에선 메모리 전문업체인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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