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카메라 점유율 경쟁, 기준은 어디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소니와 캐논이 국내 렌즈교환식(DSLR+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점유율을 두고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소니가 지난 3일 올해 2월 기준으로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33.16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주장하면서다. 캐논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튿날 34.2%의 점유율로 30%에 그친 소니에 앞섰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장조사업체(GfK) 자료를 근거로 하면서도 두 업체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오픈마켓 때문이다. 소니는 오픈마켓 자료를 포함시켰고 캐논은 뺐다. 흥미로운 부분은 GfK가 업체에 자료를 제공할 때 기준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오픈마켓을 포함한 시장점유율을 받거나 제외할 수 있고 심지어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마켓을 포함했을 때 소니와 캐논의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점유율 차이는 0.006%에 불과하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픈마켓을 빼면 두 업체는 4% 정도로 순위가 뒤바뀐다. 이는 소니는 온라인, 캐논은 오프라인에서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분석도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53%(2013년 연간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캐논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픈마켓 유무와 관계없이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상당히 줄었다는 점은 그만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반증이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비중은 51%에 달한다. 전 세계 평균이 20%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소니에게 있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DSLR 카메라의 경우 올해 2월 기준으로 한 자릿수 초중반대의 시장점유율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경쟁에서 조금만 밀려도 렌즈교환식 카메라 1위 타이틀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캐논은 신성장 시장에서 보다 확실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이번 렌즈교환식 카메라 1위 논쟁은 GfK뿐 아니라 다른 업체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니는 GfK가 2년 전부터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오픈마켓 자료를 포함해 시장점유율을 집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GfK는 대형 양판점과 백화점, 일부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 표본으로 삼고 있다고 밝혀왔다. 공식적으로 오픈마켓을 수치에 더한다고 설명한 바 없다.
따라서 앞으로 GfK 자료를 인용해 시장점유율을 밝힐 때에는 오픈마켓 포함 여부를 확실히 기재해야 한다. 그 동안 카메라 업체가 밝혀온 시장점유율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GfK 자료가 그 동안 다양한 논란을 키워온 만큼 영리를 추구하는 특정 시장조사업체에 의존하기보다 각 업체가 협력해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처럼 협회 차원에서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앞으로 카메라 경쟁이 더 격화돼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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