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과열 조짐…KT “수요급증” vs 경쟁사 “불법증거 있다”
- 정부, 실태점검 나서…KT, 단독 영업 기간 점유율 30% 회복 ‘배수의 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배수의 진을 쳤다. 1개사만 영업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시장이 뜨겁다. 주인공은 KT다. KT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점유율 30%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 KT가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하지만 KT의 실적이 논란이다. KT는 문제가 없다지만 경쟁사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정부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4월27일부터 5월2일까지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9만422건(알뜰폰 제외)이다. 이 기간 영업을 할 수 있었던 통신사는 KT뿐이다. KT는 4월27일부터 5월18일까지 단독으로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을 수 있다. 24개월 미만 단말기 기기변경도 KT만 된다.
KT는 영업일수 6일 동안 하루 평균 1만5070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앞서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 일평균 6282명 ▲LG유플러스 일평균 8499명을 합한 수보다 많다. KT는 이 기간 ▲SK텔레콤 5만7943명 ▲LG유플러스 3만2479명을 데려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로 판단하는 일평균 2만4000명에는 못 미치지만 이상 징후임에는 분명하다. KT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3월13일 통신 3사 순차 사업정지 제재를 시행하기 전에는 최근 수년간 번호이동 시장에서 순증을 기록한 달이 거의 없다. KT는 사업정지 45일 동안 ▲SK텔레콤 8만435명 ▲LG유플러스 6만3592명을 내줬다. 이를 6일 만에 절반 이상을 되찾은 셈이다. 단독 영업이 22일 동안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잃은 것을 찾고 남는다.
KT 관계자는 “KT가 영업을 재개하기를 기다린 소비자가 많았다”라며 “5월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수요가 많을 것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해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말은 다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상황”라며 “KT가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약가입을 포함, 편법 영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라며 “KT의 경쟁력이 갑자기 올라간 것도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사업정지 풀리기 전에 LG유플러스가 사전 예약가입을 해 SK텔레콤과 우리가 고발을 하기도 했다”라며 “SK텔레콤의 허무맹랑한 소리와 LG유플러스의 물타기에 대해 신경 쓰고 싶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방통위 시장조사과가 실태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휴 기간에도 감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KT 단독 영업 초기 KT 임원에게 과열을 막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런 저런 의혹과 조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든 가입자를 뺏어야 하는 것이 KT의 현실이다. KT는 지난 3월 이동전화 점유율 30%가 무너졌다. 전체 누적 가입자는 감소세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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