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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출시…구글 이름값 할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구글 크롬캐스트가 국내에 출시됐다. 구글의 브랜드 때문일까, 5만원 수준(정확히는 4만9900원이다. 부가세 포함)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 때문일까. 일단 크롬캐스트의 등장은 시장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크롬캐스트는 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구글의 브랜드, 콘텐츠 파워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방송시장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방송업계는 이미 충분히 저가인 유료방송임을 감안하면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롬캐스트는 모바일 등에서 이용하던 콘텐츠를 TV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다. 인터넷 방송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구현하게 도와준다. OTT는 해외에서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OTT의 대표주자인 넷플릭스는 4800만에 이르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가입자가 400만이 늘었다. 대표적인 유료채널인 HBO를 추월해 기존 방송업계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OTT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방송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사와 거의 유사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규제에서는 벗어나 있다. 기존 방송사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국내에서는 어떤 파급효과가 나타날까. CJ헬로비전은 크롬캐스트 출시에 맞춰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티빙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티빙을 서비스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시장에서 가장 큰 사업자다. 보통 디지털방송 가격은 단품기준은 1만8000원 가량 하는데, TV와 똑같은 채널을 제공하는 티빙은 월 3000원이면 볼 수 있다. 심각한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시장잠식)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유료방송 고객층은 계속해서 노령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고객들이 기존 방송서비스를 끊고 크롬캐스트를 통해 TV를 시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료방송사들의 고민은 현재의 가입시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크롬캐스트를 통해 젊은층, 1인·개인 고객층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료방송 가입자도 크롬캐스트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전망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충분히 저가이기 때문에 해외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단품 기준으로는 대체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가입자들은 방송과 인터넷, 전화 등과 결합해 가입한다. 결합하면 방송상품 가격은 급속도로 내려간다. 또한 크롬캐스트가 아니더라도 이미 셋톱박스를 통해 웬만한 스마트TV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가입자당매출(ARPU)가 상당히 높아 OTT가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국내시장은 요금도 싸고 스마트TV를 구현하게 해주는 셋톱도 임대를 통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OTT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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