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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IT리빌딩-데이터센터④] 네트워크 전면적 변화 시기 도래, ‘SDN’ 화두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비용절감을 넘어 IT 인프라가 효과적으로 비즈니스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를 ‘리빌딩(Rebuilding)’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에도 큰 변화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구축·운영해온 네트워크 인프라는 구조적으로 최근 기업이 요구하는 민첩하고 유연하며 경제적인 데이터센터 환경과는 동떨어져 있다.

더욱이 네트워크는 비즈니스 성장에 관건에 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가상화와 클라우드를 추진하며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기업 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 변모하고 있지만, 네트워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하드웨어 중심 전통적인 네트워크 구조 한계=네트워크의 가장 문제는 기업의 IT환경 변화에 뒤처져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년간 속도와 밀도, 확장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3티어(tier)'의 수직적인 계층적 접근방식과 서비스별(사일로) 구성 방식은 변화하지 않았다.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별로 각각 별도의 ‘3티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그 안에는 백본·액세스 스위치, L4-L7스위치, SAN 스위치 등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하드웨어 장비들이 배치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구조는 하드웨어 장비 중심으로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 운영, 관리되는 환경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컴퓨팅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인프라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IT인프라의 복잡성과 운영관리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해 전부터 가상화가 도입되고 클라우드 전환이 추진되는 시점에 네트워크 업체들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위한 아키텍처를 선보이면서 다양한 노력을 벌여왔다.

네트워크를 ‘스파인-리프’의 2티어 구조나 단일 계층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시스코와 아리스타네트웍스, 주니퍼네트웍스를 필두로 모든 업체들이 아키텍처를 ‘패브릭’구조로 바꿀 수 있는 고성능과 확장성이 보장된 데이터센터 전용 스위치를 선보이고 네트워크 단순화를 모색해 왔다. 그 과정에서 SAN과 이더넷 스위치를 통합 지원 기술도 내놨다.

가상화 기술과 REST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등을 지원하고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과의 결합도 추진하며 프로그래밍 기능과 자동화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도 모색해 왔다.

하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네트워크는 단순한 네트워크 토폴로지 프로비저닝에도 수일 내지 수주가 소요되고,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면 수개월이 걸려 속도나 민첩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물리적인 제약요소로 인해 네트워크는 가상화된 환경이나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경우 워크로드 배치나 가상머신 이동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가 점점 분산 구축되고 특정 서버로부터 독립돼 있으며 동서간 자유로운 이동으로 탄력성이 커진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크다는 의미다.

◆‘SDN’ 등장, 네트워크 혁명 이끌까=네트워크는 가상화와 클라우드로 IT 인프라의 복잡성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민첩성과 비용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센터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서 걸림돌로 인식됐다.

그 가운데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이 이같이 난관에 봉착했던 네트워크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목되며 부상했다.

SDN은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의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개방형 환경으로 완전히 뒤바꾸는 혁명적인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 장비에서 제어, 관리를 담당하는 ‘컨트롤플레인’을 분리시켜 외부의 소프트웨어 컨트롤러에서 네트워크 트래픽 경로를 제어·관리하는 방식이다.

개방형 기술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시켜 기업에서 ▲특정 장비 제조업체와 하드웨어 의존성을 탈피하고 ▲네트워크 구성과 운영방식을 전환시켜 간소화해 민첩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네트워크가 비즈니스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변모시킬 수 있다는 기대효과가 제시되고 있다.

SDN은 가상화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의 핵심인 오케트레이션·자동화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서버 가상화 업체인 VM웨어가 재작년에 니시라를 인수해 SDDC(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 비전 가속화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트워크 업계도 발빠르게 SDN 지원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HP, IBM, NEC, 브로케이드가 발빠르게 나섰고, 시스코와 익스트림네트웍스, 알카텔루슨트, 주니퍼네트웍스, 델까지 모든 네트워크 업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SDN 전략과 지원 제품을 선보였다.

HP는 오픈플로우 지원 스위치를 시작으로 SDN 컨트롤러와 애플리케이션 등까지 잇달아 선보이면서 요구되는 SDN 통합 플랫폼 지원에 나섰다.

VM웨어 역시 지난해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인 ‘NSX’를 출시하고 시만텍, 아리스타네트웍스,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다양한 네트워크·보안 업체들과 협력 생태계를 구성해 본격 사업화에 착수했다. ‘NSX’는 L2-L7에 걸쳐 네트워킹과 보안을 물리적 네트워크 장비에서 독립된 방식으로 분리해 소프트웨어로 추상화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스코는 작년에 SDN 전략인 ‘ONE(오픈네트워킹환경)’을 선보인데 이어 새로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아키텍처인 ‘ACI(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스트럭처)’를 내놓으며 그간의 SDN 조류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시작했다.

‘ACI’는 물리, 가상, 클라우드 환경에 존재하는 네트워크와 컴퓨팅, 스토리지 리소스를 공통 플랫폼상에서 일관된 IT 정책을 근간으로 자동 프로비저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스코는 ‘ACI’를 선보이면서 물리·가상화·클라우드 환경이 혼재돼 있고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구축, 운영되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SDN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복잡성과 성능·확장성·보안 등 여러 요구사항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리모델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떠한 방법을 채택할 지 주목된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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