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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내일모레인데…지상파-케이블 재송신 분쟁 심화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월드컵이 당장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방송사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문제에 대해 서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어 갈등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한국방송협회가 성명서를 통해 "케이블SO는 억지주장을 멈추고 협상에 성실히 임하라"고 발표하자 케이블TV협회가 11일 "지상파가 허위주장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방송협회는 "중계권료 상승이 이미 지상파 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케이블SO도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자고 요청한 것"이라며 "이는 계약에도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측이 말하는 계약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 대가에 관해서는 별도 협의한다"라는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방송협회는 "케이블 업계는 재송신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반복되는 약자 코스프레를 중단해야 한다"며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부담 없이 과실만 취하겠다는 태도는 방송업계의 건전한 발전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케이블TV는 '대가'와 관련한 문구는 어디에도 없다며 지상파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계권료 상승이 잘못된 시장예측으로 인한 방송사의 탐욕인 만큼, 스스로 책임지고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케이블 SO들은 프로그램 단위가 아닌 전체 채널단위 계약으로 재송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사를 압박해 중계권 비용을 충당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케이블TV 협회는 "협의 요청에 대가 부분은 계약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설명했지만 지상파가 허위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지상파가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돼야 할 월드컵 중계를 무리로 이윤 추구를 위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월드컵 송출중단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케이블TV에서 월드컵을 시청하지 못할 경우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다 양측 모두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여기에 IPTV와 위성방송의 경우 지상파가 송출을 막으면 그만이지만 케이블TV는 전파를 에어캐치 해서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케이블TV가 의지만 있다면 월드컵을 송출할 수 있다. 일단 월드컵 중계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향후 협상 및 법적대응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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