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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흥미로운 ‘시스코 2인자’의 연이은 방한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시스코시스템즈의 ‘2인자’로,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로이드 시스코 수석부회장이 올해 잇달아 한국을 방문해 대기업·통신사 등 고객사와 파트너들을 만나고 있다.

시스코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로이드 부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KT나 SK텔레콤 등 한국의 대기업·통신사 관계자들을 만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이뤄진 로이드 부회장의 방한은 올해만 해도 알려진 것만 세 번째다.

IT업계 글로벌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대개 일본 등 다른 아태지역 국가를 방문하면서 잠시 들리는 차원으로 한국을 방문하거나 컨퍼런스 초청연사로 한국에 온다.

16일에 미래창조과학부가 마련한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기업 전략 세미나(시스코)’가 있긴 했지만, 그는 이 행사와 관계없이 한국을 찾아왔다. 국내 통신사, 기업 등 고객들과 파트너, 직원들과 만나기 위해 방한했다는 것이 시스코측의 설명이다. 그의 이번 아태지역 방문 일정은 한국과 호주만 예정됐다.

한국 정부와 최근 본격적인 사물인터넷(IoT) 협력을 시작한 시스코가 국내외 시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시스코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기 보다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업무 문화를 강조하는 회사이긴 하다.

실제로 로이드 수석부회장은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는 삼성, LG와 같은 세계 굴지의 전자회사 자동차 제조사가 있다. 세계적인 전자·자동차 산업을 가진 한국에서 만물인터넷(IoE)은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소비자 가전, 모바일기기 분야 유수의 기업들과의 협력은 IoE를 현실로 만들어 가는데 있어 아주 중요하다. 존 챔버스 회장 역시 삼성과 같은 회사와 일하는 것 모두가 집중해 노력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챔버스 회장 역시 이에 직접 나서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 한국 시장은 다른 국가, 지역에 비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매출 규모 50조원의 시스코가 현재 한국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숫자만으로 보면 한국 시장은 미미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대개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매출은 전체의 1% 안팎의 수준이다.

그럼에도 로이드 부회장의 연이은 방한에서 시스코가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우수한 기업들이 있고 ICT 신기술에 민감한 한국 시장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시스코는 초연결 사회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IoT’와 ‘IoE’ 분야에 몇 년 전부터 과감하게 투자해 왔다. 세계 각국,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며 IoT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주도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기업이 특정 시장에 공들이고 투자한다면, 그 이유는 물론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스스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신기술 분야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침 정부는 앞으로 육성할 9대 전략산업과 4대 기반산업으로 구성된 13대 ‘미래 성장동력’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정부가 정한 미래 성장동력에 시스코같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각국 정부가 향후 먹거리를 찾아 공들이고 있는 IoT와 잇닿아 있다.

각 산업별로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 2020년까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기 위한 청사진에 포함된 9대 전략산업 가운데 ▲스마트자동차 ▲5G 이동통신 ▲심해저 해양플랜트 ▲맞춤형 웰니스케어 ▲착용형 스마트기기 ▲지능형 로봇 ▲재난안전관리 스마트 시스템 ▲실감형 콘텐츠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빅데이터 ▲지능형 사물인터넷 등 4대 기반산업 대부분이 해당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시스코같은 기업들과의 협력을 맺는 일도 중요하다. 더욱이 IoT같은 분야에서 앞선 사례를 만들어 우리기업들이 해외로 더 많이 진출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발빠르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양한 성과가 모아진다면 점점 약화되는 것같았던 ‘ICT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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