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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TV로 일군 LG전자 실적…하반기 매출 달성에 총력(종합)

이수환


- MC사업본부 4분기 만에 흑자전환
- 1조2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도 진행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매출 15조3746억원, 영업이익 60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 26.5%가 상승했다. LG전자의 2분기 시장 컨센서스는 5000억원 초중반으로 예상한 곳이 많았으나 이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함으로써 하반기 이 기세를 계속해서 끌고 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번 실적을 이끈 사업은 TV와 스마트폰이다. 먼저 HE사업본부는 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이익이 1545억원으로 65% 늘었다. 이는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함께 울트라HD(UHD) TV와 같은 프리미엄 모델이 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6% 줄었다.

모니터와 A/V 시장 수요로 인한 약세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어든 5조909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모니터는 지속적인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전 세계 모니터 출하량 2위를 기록한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델, 삼성전자, HP에 이은 4위에 올라있다. 5위인 레노버와의 출하량 차이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90만대 가량이다. 시장점유율(IDC 기준)로는 2.7% 가량 높다.

MC사업본부는 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전 분기 대비 6% 성장한 3조62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간판 제품인 G3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가 보급형 L시리즈 판매가 꾸준히 이뤄진 덕분이다.

LG전자는 2분기 1900만대 휴대폰을 공급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이래 최대치다. 스마트폰은 1450만대를 출고했다. 분기 최다량이다. 스마트폰 중 515만대가 롱텀에볼루션(LTE)용이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세탁기 신제품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5%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이 1분기 4%에서 3.2%로 떨어졌는데 환율과 경쟁비용 증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국내보다 북미와 중남미, 동남아에서의 원화매출이 8%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AE사업본부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4%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1710억 원)대비 4% 줄었다. 상업용 에어컨과 시스템 에어컨보다 가정용 에어컨, 그리고 제습기 판매가 예상보다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제습기는 마른장마로 인해 판매가 더딘 상황이다. 계절가전 특성상 3분기 이후에는 판매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올해 제습기 농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분기 전망도 HE사업본부와 MC사업본부가 쥐고 있다. HE사업본부는 1분기에 월드컵 물량을 상당 부분 미리 끌어왔기 때문에 2분기에 잠시 숨을 골랐다고 봐야 한다.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특히 TV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는 만큼 얼마나 선진시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MC사업본부는 흑자전환 기조를 얼마나 오래 끌고 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분기 공급 물량의 판매가 본격화 되면 비용은 더 증가한다. 추가 공급이 없으면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과거에도 흑자전환을 기록한 적이 있었으나 이후 널뛰기 실적으로 속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HA사업본부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위해 물량 확대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1위 기준이 수익성이 아닌 시장점유율로 판가름하겠다고 밝힌 만큼 허리라인, 그러니까 중저가 제품의 확대가 숙제로 떠올랐다.

LG전자의 2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9조6492억원이다. 올해 62조3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실적으로 보면 적어도 3분기에 14조원, 4분기에는 적어도 15조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한편, LG전자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신규 건립’을 추진한다. 투자금액은 1조2693억원에 달한다. 오는 2020년까지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미래 경쟁력과 차세대 성장기술 확보를 위한 집적 연구단지 조성이다”라며 “계열사간 연구개발(R&D) 시너지 창출 및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R&D 시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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