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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PS-LTE 재난망 구축, ‘주파수·예산·표준화’ 쟁점…선결과제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기술 방식으로 정부가 PS-LTE(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를 확정했다.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20MHz의 폭으로 철도망과 해상 'e-내비게이션'을 포함한 통합망으로 자가망에 일부 상용망을 보완해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안전행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전달받은 재난망 기술·구축 방식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재난망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한다. ISP에 따라 세부계획이 결정되고 당장 내년부터 사업자를 선정해 평창 등 강원도 일원에 시범망 구축이 추진될 예정이다.

기술방식이 결정되면서 재난망 사업에 첫 발은 내딛게 됐지만 재난망 주파수, 예산, 통신사 상용망 활용 등 풀어야할 과제는 많다.

가장 먼저 대두되는 과제는 재난망 주파수 확보다.

지하구간 통신 등 전파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하면 700M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것이 최적이란 판단이 내려졌다. 정부는 2.8GHZ 주파수도 병행 검토했다. 하지만 1GHZ 이상 고대역 주파수는 기지국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구축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700MHz 대역은 방송과 통신 업계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온 주파수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초고화질(UHD)방송 용도로,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용으로 요구해 왔다.

주파수 할당은 국무조정실 주관 '주파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관련해 재난망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한 강성주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 “700MHz 대역 배정이 안되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주파수 때문에 재난망 사업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주파수 외에 예산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TF에서는 자가망 위주로 일부 상용망을 활용하는 방식의 적정 재난망 투자비용을 10년간 1조7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상용망 활용과 철도·해상망 통합에 더해 단말기와 기지국 가격을 낮추고 네트워크를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하면 2조 안팎의 규모에서 구축·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용 산출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재난망 통신기술 업체 관계자는 “현재 재난망 운영에도 1년에 1000억원이 소요된다. 10년이면 1조다. 나머지 금액으로 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철도·해상망 통합운영 등으로 일부 절감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제시된 구축 비용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미래부에 정보제안서(RFI)를 제출한 사업자들은 PS-LTE 재난망 총 투자비로 10년간 1조9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 수준을 제시했다.

기술 표준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단말기 간 직접통화, 단말기 중계, 단독기지국 기능 등 차세대 LTE 재난망에서 반드시 구현돼야 할 주요기술 대부분에 대한 국제 표준화가 2016년 상반기(릴리즈13)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TF는 3GPP 릴리즈13 표준화 완료 전까지 시장에 임시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대체기술에 대한 자체 표준화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강성주 국장은 “릴리즈13이 2016년 상반기에 확정된다. 상용화는 2017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2016년부터 망을 구축하는데 단말은 복합단말을 활용하거나 기존 단말기를 쓰다가 변경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며 “차질을 빚지 않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전문가도 “국제 표준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며 “국내표준으로 가게 되면 지난 10년간 경험한 ‘와이브로’ 때의 악몽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영국 등 다른 국가, 통신사업자, 글로벌 기업 등과 적극 공조해 표준화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상용망 활용과 관련한 통신사와의 논의도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 방식도 정부가 맡거나 특수법인을 설립, 민간 위탁 운영하는 세가지 방안 중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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