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간편결제, 모바일결제 시장 지형 바꾸나
IT융합이 금융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은행 고유 영역이었던 송금 서비스를 인터넷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결제 업무에도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각종 금융 규제와 법규는 이같은 새로운 시장 흐름에 뒤처져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현재 금융 IT융합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정부의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 발표 이후 전자지급결제대행(PG)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PG사 외에도 대형 IT업체들이 전자금융업자와 제휴하거나, 정보보호 시스템을 충분히 갖춘 IT전문기업들이 전자금융업에 진출해 시장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와중에 중소 PG사들이 인수합병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PG시장이 갑작스럽게 부상하게 된 것은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에 따라 ‘간편결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간편결제는 사용자가 미리 카드정보를 결제 서비스 업체에 제공, 또는 저장한 후 이후 결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카드 정보 입력 없이 결제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물론 간편결제는 지난 2010년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돼 왔다. 삼성카드가 카드번호, 비밀번호, CVC값 등 결제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SMS 인증번호만으로 결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10년 선보인 이후 전업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한 것.
하지만 결제 대금이 소액이어서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었고 이동통신업체와 휴대폰 결제업체들이 제공하던 휴대폰 소액결제 활성화 탓에 카드사들의 간편결제는 그동안 소외됐었다.
다만 이번에 금융당국이 그동안 전자결제에 있어 필수였던 공인인증서를 배제한 새로운 보안인증방식을 허용함으로서 사용자 편의성이 강조됐다. 또 금융당국이 간편결제의 핵심인 PG사의 카드정보 저장 허용과 관련해 표준약관을 검토한 후 8월 중 개정해 9월에는 시행키로 하면서 간편결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기존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결제 업체가 주도해 온 소액결제 시장이 간편결제 시장에 잠식당할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이버결제 관계자는 “휴대폰 결제는 소액 결제 후 이동통신 요금에 과금되는 것으로 간편결제는 기본적으로 신용카드 서비스”라며 “소액결제의 장점이었던 편의성을 간편결제도 확보하게 됨으로서 소액결제 시장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에 대해 기존 휴대폰 결제 업체들은 시장 잠식은 있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날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액결제 행태를 보면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간편결제가 등장하더라도 휴대폰 소액졀제 시장이 한 번에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간편결제 허용 이후 서비스 출시가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 중에선 LG유플러스와 LG CNS의 행보가 눈에 띤다.
LG유플러스는 결제 프로세스 전 과정에 금융당국의 보안성 심의를 받은 ‘페이나우 플러스(Paynow+)’를 출시해 소셜 쇼핑 업체 등 가맹점 확대와 함께 연내 모든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LG CNS는 이르면 3분기 안에 출시하는 카카오의 ‘뱅크월렛 카카오’에 새로운 본인인증 수단을 적용한 ‘엠페이(Mpay)’를 공급하며 PG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기존 PG업체들도 시장 수성을 위해 관련 서비스 출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KG이니시스는 원클릭 간편결제서비스 ‘케이페이(Kpay)’ 개발을 완료하고 금감원 보안성 심의를 통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한국사이버결제(KCP)는 근거리무선통신모듈(NFC) 기반의 ‘셀프페이’에 대해 마찬가지로 보안성 심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양 사는 보안성 심의가 끝나면 바로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PG사의 카드정보 저장 허용을 9월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간편결제의 본격적인 서비스는 LG유플러스, LG CNS, KG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PG사들을 중심으로 한 카드사들의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 그동안 카드사별로 제공되던 간편결제 방식도 PG중심 서비스로 일원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간편결제를 제공해왔던 카드사들은 저마다 본인인증 방식 및 서비스 구현 방식이 달랐지만 PG사 중심의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 단일한 방식으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확대된다.
한편 IT서비스업체들의 PG업체 진출도 관심이다. 이미 LG CNS가 카카오와 협력을 통해 PG업계에 진출했으며 그룹 유통사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IT서비스업체들도 관련 시장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IT서비스 업체들은 계산서 발행과정에서 PG를 연동하면 결제 프로세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이밖에 유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IT서비스 업체 역시 PG를 접목하면 서비스 폭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PG업체에 대한 기술‧재무‧보안 기준은 카드업계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올해 중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한 요건으로 IT시스템과 보안 대응책 마련, 사고 발생시 지급준비 등을 내세우고 있어 자금력과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가진 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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