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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백기승 신임 KISA 원장의 당면과제

이민형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백기승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4대 원장으로 취임하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정보보호 시장 활성화, 인터넷 시장 역차별 해소, 국제 협력, 나주 청사 이전 등 당장 할 일이 태산이다.

백 원장은 지난 11일 취임사에서 “인터넷 생태계의 급변기인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인터넷 이슈를 선점해 ‘대한민국 인터넷의 제2 도약기’로 삼을 절호의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줄탁동기의 자세로 민관의 의견과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 중장기 국가인터넷산업 진흥전략을 제시하고, 인터넷 및 정보보호 산업과 문화에 기회와 창의성을 불어 넣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백 원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터넷과 정보보호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모범답안을 말했을 뿐 어디에 역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할지는 현재로서는 헤아리기 어렵다.

백 원장이 당장 해야할 일은 산적해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차 침체되고 있는 정보보호 시장 활성화와 육성을 위한 정책을 다른 중앙부처와 논의해야 하며, 국내 인터넷 기업과 해외 인터넷 기업간의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국내 정보보호 산업은 심각한 보릿고개 상태에 접어들었다. 공공사업은 발주되고 있지 않으며, 가끔 나오는 사업들도 가격 후려치기와 같은 관행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지보수요율 문제도 예산 문제로 인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물론 이 문제는 KISA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야 한다. 전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백 원장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내부적으로는 나주 청사 이전과 직원들의 사기증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당초 KISA는 지난 2012년까지 나주 신도시로 청사 이전을 완료해야 했다. 하지만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은 차일피일 늦어졌다. 이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나온 사안이다. 지난해 10월 25일 홍문종 의원(새누리당)은 “KISA는 서초동 사옥을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부지 매입과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KISA의 나주 신도시 이전의 첫 삽은 뜬 상태로 내년 말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백 원장은 그 사이에 어떤 조직을 어디로 움직일 것인지, 다른 정부기관과 민간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한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의 위치는 어디로 둘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청사 이전으로 인한 인력 유출도 백 원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3년의 임기를 다 채운 뒤 퇴임하는 것도 KISA 내부직원들의 강력한 바람이다. 지난 2009년 KISA 창립이후 단 한차례도 임기를 제대로 마친 원장이 없다는 사실은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장이 교체될때마다 실시되는 조직개편은 내부 직원들의 업무생산성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초대 원장인 현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 1년만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19대 총선에 출마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2대 원장인 서종렬 씨 역시 1년 반만에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퇴진했으며, 3대 원장 현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역시도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이번에야 말로 임기를 꽉 채운 원장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대변인과 커뮤니케이션 경력을 가진 백 원장이 IT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난제들을 풀 수 있을지 우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IT에 몸을 담았던 전 원장들도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KISA 조직 특성 상 다른 부처간의 협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인정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능력을 보여줄 때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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