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시스템LSI 신규 프로젝트 ‘올스톱’ 지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부품(DS) 총괄 시스템LSI 사업부가 흑자 전환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기남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최근 파운드리 공정 및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롱텀에볼루션(LTE) 모뎀 등 핵심 매출원을 제외한 신규 비용이 들어가는 프로젝트 진행을 모두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만성 적자 상태인 사업부 실적을 조기에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구상이다. 지난 2분기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 규모는 약 8000억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을 통합하는 차세대 커넥티비티칩 개발 같은 프로젝트 실시 시기는 흑자 달성 이후로 밀렸다. 반도체설계자동화툴(EDA) 등을 포함한 3년 단위 라이선스 소프트웨어 구매 계약 조건도 최근 1년 단위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필요한 야근·특근도 제한했다. 모두 비용 절감의 일환이다. 한편 기흥에 있었던 시스템반도체 설계팀은 모두 화성사업장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파운드리 고객의 ‘보안’ 관련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애플 등 기흥 파운드리 공장을 이용하는 고객사들은 그간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하며 시스템LSI 사업부에 ‘칸막이’ 설치를 요구해왔다. 일부 시스템LSI 설계 인력은 메모리 사업부로 이동했다.
한 관계자는 “사업부장 변경 이후 시스템LSI 사업부가 구조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분기 흑자를 시현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사업부장이었던 김기남 사장은 지난 6월 1일자로 반도체 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부임 후 ‘반도체 총괄’ 직권으로 시스템반도체 전용 공장으로 지어지고 있는 17라인(S3)에서 D램을 우선 생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가동률 저하로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으나 D램의 경우 시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D램 사업은 허리띠를 조이는 시스템LSI와는 달리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17라인에서 3~4만장(300mm 웨이퍼 월 투입 기준)의 D램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계획은 이보다 50% 가량 많은 5~6만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카테고리6 LTE 모뎀칩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의 제품 공급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노트4에는 CAT6 LTE 모뎀칩 엑시노스 모뎀 303이 탑재됐다. 모뎀과 함께 붙는 무선주파수(RF) 칩 역시 엑시노스 RF IC 시리즈가 들어갔다. 무선사업부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 알파에도 동일한 솔루션이 탑재됐다. 그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뎀 라인업이 없어 AP 공급 경쟁에서도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퀄컴 모뎀을 쓸 경우 AP 역시 퀄컴 제품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뎀칩 공급 성사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 알파의 국내 및 해외 일부 모델에는 엑시노스 AP가 다시금 채택될 수 있게 됐다. 14나노 핀펫(FinFET) 파운드리 공정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분기 흑자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기대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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