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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불안한 첫걸음…대폭 줄어든 보조금에 시장 차분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야심차게 법을 추진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오히려 소비자 혜택을 축소, 하향평균화를 가져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1일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됐다.

첫날 유통시장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영업정지 기간과 같은 분위기다. 정부가 보조금 상한액을 30만원(유통점 지원금 포함시 34만5000원)으로 결정했지만 이동통신 3사 모두 최신 스마트폰에 배정한 보조금은 10만원 안팎이었다.

이통3사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에 지급한 지원금은 SK텔레콤이 11만1000원, KT 8만2000원, LG유플러스 8만원이다. 이 지원금 중 삼성전자 지원금은 알 수 없다.

현재 소비자 관심이 제일 높다고 볼 수 있는 갤럭시노트4에 대한 지원금치고 적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격은 95만7000원이다. 80만원 이상의 할부금을 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휴대폰 변경에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지원금 상한선 30만원 이상이 지급되는 폰들도 있다. 출고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의 경우 지원금 상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KT의 경우 갤럭시노트2에 46만9000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3도 아닌 4가 나오는 시점에서 2 모델이 소비자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다보니 단말기유통법 시행 첫날 번호이동 건수는 전 주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도 당혹해 하는 눈치다.

첫날 유통시장 현장 점검에 나선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원금은 통신사가 정하는 것이라 할 말은 없지만 지원금이 기대보다 낮아 통신사가 이익만 남기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다”라며 “최신폰의 경우 지원금 대신 받는 요금할인보다 낮은 사례도 있다”라고 말했다.

단통법은 통신사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메뚜기족보다 한 통신사에 오래 사용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법이지만 10만원 수준의 지원금은 정부의 예측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윤원영 마케팅부문장은 “요금할인은 약정할인 대비 12%라고 일괄적으로 정해서 그런데 3개월마다 조정이 되면 형평성이 갖춰질 것”이라며 “단말기 지원금은 수요와 출시 시점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산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법 시행 초기인 것도 있어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마 이통사들이 지원금 분리공시 무산에 대한 반발 때문에 지원금 규모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보조금은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이 합쳐져 소비자에게 갔지만 위법성 조사때에는 이통사들만 처벌을 받아왔다. 앞으로도 제조사 지원금 규모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많은 보조금을 써가며 마케팅비용 부담을 늘리고 정부로부터는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단말기 매출이 중요한 이통사도 있지만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익의 원천은 단말기 할부금이 아니라 요금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이익 축소로 고민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갤럭시S5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갤럭시노트4가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판매 의지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아직 애플의 아이폰6가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이라면 향후 애플과의 경쟁에서도 힘겨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시행 초기이기는 하지만 여기저기서 혼란이 발생하고 불만의 목소리만 튀어나오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이 대다수 이용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법 취지처럼 휴대폰 유통시장을 투명하고 건전하게 만들 수 있을지, 실패한 규제사례로 남을지 이통사, 제조사, 유통점 등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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