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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단통법 분리공시 급물살…방통위 최성준 위원장, “재추진”(종합)

윤상호

- 700MHz 등 지상파 방송 민원해결 ‘눈총’…KBS 이사장 임명 절차 논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래창조과학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난 1일 시행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국정감사 최대 화두였다. 시행 13일 만에 야당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분리공시 도입을 위해서다. 방통위도 찬성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상반기 식물 상임위 오명을 의식한 듯 이날도 정쟁보다 정책에 집중했다. 그러나 여야가 지상파 방송 3사 민원 해결을 위해 방통위에 압력을 행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쉽다.

14일 국회 미방위는 방송통신위원회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감을 실시했다. 이날 국감은 국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50분까지 약 12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여야는 전날 미래부 국감에 이어 단통법에 관심을 쏟았다. 700MHz 주파수는 여전히 지상파 방송 3사 편들기 일색이었다. 사이버 감청 여진은 가라않지 않았다. 종합편성채널 재승인과 이인호 KBS 이사장 임명 과정도 문제가 됐다. 규제기관이 규제기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빠지지 않았다.

◆야당, 분리고시 담은 단통법 개정안 발의=단통법은 고시 제정 과정에서 분리고시가 빠져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샀다. 시행 초반은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다. 분리고시는 총액만 공개한 지원금을 제조사와 통신사 몫을 나눠 고지하는 제도다. 규제개혁위원회가 뺐다. ▲삼성전자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대 ▲통신사 및 다른 제조사 ▲유통점 ▲미래부 ▲방통위는 찬성했다. 법제처도 상위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야당은 이날 분리공시 도입을 위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개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방통위 허원제 부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분리공시 반대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라며 “방통위가 분리공시 무산 가장 큰 책임이 있다”라고 주무부처가 일처리를 똑바로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배덕광 의원(새누리당)은 “보조금이 많아지거나 요금이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적다”라며 “현재 방통위는 분리고시 도입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라고 다그쳤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사진>은 “허 부위원장의 발언은 개인적 견해”라며 “분리공시에 찬성하며 앞으로 제조사가 지원금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단말기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 당연히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리고시 도입 재추진을 시사했다.

◆방통위, 결합상품 과열 여부 사실조사=시장은 무선 경쟁 완화 풍선 효과로 유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방통위는 결합상품 조사를 2010년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영업과 관련한 부분은 정부가 관여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700MHz 주파수는 정책 영속성보다 인기 영합 발언이 줄을 이었다. 700MHz 주파수는 전 세계적인 아날로그 방송 디지털 전환에 따라 통신용으로 전용하는 추세다. 국내는 지난 2012년 모바일 광개토플랜으로 40MHz폭을 통신에 할당했다. 하지만 여야는 KBS MBC SBS가 원하는대로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더불어 방송광고와 시청료 등 지상파 방송 숙원 사업에 대한 민원해결사로 나선 의원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해진 의원(새누리당)은 “주파수가 없으면 초고화질(UHD) 방송을 수도권만 하고 지방은 할 수 없다”라며 “UHD 시대 지상파가 없어지는 극단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방차별론을 꺼내들었다. 심학봉 의원(새누리당)은 “700MHz는 방송용 주파수고 방송 주파수는 방통위 소관”이라며 “미래부에 끌려가지 마라”고 부처간 갈등을 조장키도 했다.

◆사이버 감청, 여야 국내 ICT 위축 비판 ‘봇물’=최 위원장은 “이미 결정한 정책은 존중해야 한다”라며 “용도를 새로 정하지 않아서 방송용으로 돼 있는 것이지 방송용 주파수가 아니다”라고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대처했다.

아울러 사이버 감청 관련 방통위가 사법 기관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미래부 때와 달리 여당이 동참했다.

김재경 의원(새누리당)은 “카카오톡 탈퇴자가 200만명이 넘었다는데 오죽 답답하면 회사 사장이 실정법을 정면 배치하는 주장을 하겠는가”라며 “미래부와 같이 논의해 해법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검찰이 직접 인터넷 댓글에 대해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은 취지에 반한다”라고 위법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지시가 아니라 협의면 다르다”라고 말을 바꿨다. 최민희 의원(새정치)은 “한국 현실에서 검찰이 협의를 하는 것이 지시와 뭐가 다르냐”라며 “창조경제라면 창의적 시각에서 인터넷 댓글 등은 놔둬야 하는데 정부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을 추진하는 것이 딱하다”라고 질타했다.

KBS 이인호 이사장 임명 문제는 절차가 도마에 올랐다. 이 이사장 선임은 청와대 개입 논란을 불렀던 사안이다. 방통위는 야당 상임위원 퇴장 후 표결로 이 이사장을 임명했다. 최 위원장은 “잔여임기가 1년이 남지 않아 빨리 했다”라며 “앞으로는 합의제 정신을 충분히 살려 의논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유통협회, “단통법 시행 불구 통신사 횡포 여전”=종편과 통신사 통제를 방통위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단골이다. 우상호 의원(새정치)는 “규제가 솜방망이다보니 종편도 지상파도 통신사도 방통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기관의 효용성 문제”라고 꼬집었다.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은 “종편이 출범 당시부터 자극적 선정적 방송을 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우려처럼 위반율이 늘고 있다”라며 “자극적 종편을 규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단통법 시행 이후 유통점이 고사 위기라고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박 사무총장은 “좋아질 줄 알고 단통법에 동의했는데 오프라인 판매점, 즉 소상공인 의견은 거의 반영이 되지 않았다”라며 “고가요금제를 팔아야만 생존이 가능하거나 이중처벌 우려가 있는 ‘사전승낙제’ 등은 고쳐져야 한다”고 단통법 시행 이후도 여전히 통신사가 판매점을 옥죄고 있다는 현실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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