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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전자부품 업계엔 어떤 영향? …장기적 관점에선 ‘수혜’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전기전자 업계에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이로 인한 단기적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 모두 전기전자 분야에선 대부분 무관세 혹은 저관세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일부 관세를 매기는 제품군은 국내 업체 대부분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둔 상태이기도 하다.

26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는 5%의 관세가 붙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피해가기 위해 각각 쑤저우, 광저우에 공장을 짓고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메모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는 관세가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는 고객 확보 혹은 공급망 효율화 차원이다. 2차전지는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9.6%의 관세가 매겨지지만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텐진과 난징에 소형 2차전지 생산라인을 가동, 관세를 피하고 있다. 관세 2%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중국 현지에서 해당 제품군을 생산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해당 분야의 교역규모가 워낙 큰데다 중국이 ‘생산거점’이 아닌 ‘최대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FTA가 적지 않은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아직 한국에서 생산한 뒤 중국으로 나가는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는 공급망 효율화 차원에서 벗어난, 단순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현지 공장 건설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기엔 인건비가 높아진 상태다. 최근 삼성의 전자 계열사가 베트남에 휴대폰 및 관련 부품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성장 산업의 경우 FTA가 일본 및 대만과의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기전자 분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42.9%로 화학(27.6%), 기계(10.5%), 철강금속(6.5) 분야 대비 월등히 높았다. 2011년 전기전자 분야의 대중국 무역흑자는 229억달러였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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