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무대 오른 핀테크…금융당국, 규제와 육성책 사이에서 고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다음카카오가 시중은행들과 협력해 지난 11일 ‘뱅크월렛 카카오’를 선보이며 우리나라에서 핀테크(FinTech) 성공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다음카카오가 실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금융당국과 업계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핀테크라는 새로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은 관련 규제 검토와 육성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 카카오에 이어 삼성전자가 전자지갑 서비스인 ‘삼성월렛’에 모바일 송금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여 IT와 금융이 결합된 핀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조짐이다.
핀테크는 그동안 해외 IT기업들을 중심으로 개척돼왔다. 규제 등에서 자유로운 외국의 경우 핀테크 업체들이 급속도로 전통적인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신흥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제 핀테크에 대한 정책 마련과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금산분리 등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벽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간편결제 활성화를 위해 공인인증서 철폐를 강력하게 외치던 시민단체들도 핀테크 활성화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핀테크로 인해 발생하는 서비스 편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대기업 자본과 금융 서비스가 결합하는 것을 그대로 봐줄 수는 없다는 논리다.
금융당국으로서도 핀테크로 인한 전자금융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민간 전문가를 대거 정책결정에 참여시켜 친 시장 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T금융 융합 촉진을 위한 IT금융 융합 협의회를 최근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금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다음카카오, KT 등 IT회사는 물론 LG CNS, 한국사이버결제,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등 전자금융사업자, 그리고 안랩, 잉카인터넷 등 보안업체들이 참여했다.
융합 협의회에 참여한 금융회사는 하나은행, 미래에셋, 신한카드 등 3개사에 불과하다. 물론 한국은행, 금융보안연구원 등 금융 유관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민간업체들의 참여비율이 월등히 높다.
핀테크가 사실상 IT전문기업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핀테크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규제 사항과 업무에 필요한 법규 등을 안내하기 위한 ‘핀테크 상담지원센터’를 개설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 핀테크가 금융과 ICT를 융합하는 전문영역인 점을 고려, IT전문가인 김유미 선임국장(현 IT·금융정보보호단장)을 센터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특정 서비스 추진을 위해 규제 관련 업무질의를 할 경우 금융당국은 대부분 구두 해석을 내리는 데 그쳐 적극적인 행정 진행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비트코인 등 국내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경우 전담 창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관할 업무부서도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 기업들이 정보부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핀테크 시장 활성화에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적어도 정보 부족으로 핀테크 진출 기업이 곤란을 겪는 경우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민단체들이 언급하듯 금산분리 등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고삐가 늦춰질 수 밖에 없은 대기업 자본 참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로 또다른 친 대기업 정책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위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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